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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아이젠텍 안무경사장, 흑자때까지 무보수 자청

입력 | 2003-09-03 17:37:00


“흑자를 낼 때만 보수를 받겠다.”

연봉 10억원을 받던 외국계 기업 사장이 ‘무보수 위험’을 자청하며 코스닥 기업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외국계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SAS코리아에서 코스닥 기업인 유니보스아이젠텍으로 자리를 옮긴 안무경(安武京·51·사진) 사장이 주인공. 그는 회사가 적자를 내면 무보수, 흑자를 내면 월 1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아이젠텍 사장직을 맡았다. 분기별로 흑자를 내면 다음 분기에 월급을 받고 다시 적자가 나면 그 다음 분기에 월급을 받지 않는 방식.

안 사장으로서는 4분기 연속 흑자를 내더라도 연봉이 1억2000만원에 불과해 이전 직장에 비해 수입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 그는 SAS코리아에서 주택비 보조금과 인센티브 등을 합쳐 7억원 정도의 연봉을 받았고 가족여행 패키지 등 매년 3억원 상당의 보상을 별도로 받았다.

이처럼 무보수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안 사장은 회사 발행주식의 3%를 스톡옵션으로 받았다.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을 새로 만들면 회사의 경영 정상화가 어렵지 않다는 자신감에서 내린 판단이었다.

물론 안 사장의 이러한 도전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 아이젠텍은 지난해 매출 170억원에 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 110억원에 15억원의 손실을 봐 당분간 월급을 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안 사장은 “세계적인 벤처기업으로 키워보고 싶은 마음에 이직을 결심했다”며 “6개월 정도 지나면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우진호 전 사장 등 임원 3명도 신임 사장의 뜻에 공감해 임원 직함을 반납하고 팀장으로 ‘백의종군’하기로 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