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백화점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구입하면 구입 금액의 10% 정도를 상품권이나 사은품으로 돌려줍니다. 돈 쓸 곳이 많은 추석 대목에 이런 행사가 열리니 소비자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백화점들은 올 추석 대목에 벌이는 사은행사를 개점 기념행사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8월에 백화점 개점일이 몰려 있기 때문에 개점 기념 사은행사를 벌이는 게 당연하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속내는 다릅니다. 경기 불황에 지레 겁을 먹고 분위기 반전을 위해 개점 기념행사를 추석 대목과 연결시킨 것이죠. 일단 행사 이후 매출이 반짝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하니까 백화점의 전략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백화점측의 주장대로 8월에 문을 연 백화점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현대백화점이 자사와 롯데, 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매장 40곳의 개점 기념일을 조사한 결과 전체 매장의 35%인 14곳의 개점 기념일이 8월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백화점 13곳의 매장(아웃렛 매장 포함) 중 8곳이 8월에 문을 열었고 신세계백화점도 7곳의 매장 중 8월에 문을 연 매장이 3곳이나 됩니다.
왜 그럴까요. 현대백화점 김정선 차장은 “8월 이후에는 ‘추석 대목-가을 정기세일-11월 사은행사-크리스마스 대목-1월 신년 세일’ 등으로 이어져 시장에 막 진입한 백화점이 손쉽게 상권을 장악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롯데백화점은 상황이 다릅니다. 20곳의 매장 중 3곳만이 8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공기(工期)를 연장하며 무리하게 개점 기념일을 맞추다보면 투자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시기와 상관없이 점포를 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