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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 더 이상 개도국 인정못한다"

입력 | 2003-09-04 15:31:00


"한국은 세계 무역 자유화로 가장 큰 혜택을 본 나라이므로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한다"(숀 도널리(Shaun Donnelly) 미국 국무부 경제경영국 수석 부차관보)

"한국이 개별 사항(농업)에 집착해서는 경제 전체의 이익을 얻을 수 없다"(도로시 드와스킨(Dorothey Dwoskin) 미국 무역대표부(USTR) 세계무역기구(WTO) 부대표)

9월10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앞두고 미국은 한국의 적극적인 시장개방 협상을 요구했다.

미국은 또 한국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부정하며 농업부문에서 전면적인 개방을 주장했다.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는 4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駐韓) 미 공보원과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동시에 진행된 한국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5차 WTO 각료회의는 세계무역의 큰 틀을 결정하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분수령이다.

이 날 인터뷰에 참석한 미국 통상 당국자는 익명을 요구하며 "말리 온두라스 등 개도국에 가본 적이 있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한국이 어떻게 개도국이냐?"라고 반문했다.

WTO DDA 농업협상에서 개도국은 시장개방에서 특혜를 받게 된다. 그러나 선진국은 관세 및 보조금을 대폭 줄이며 농산물 시장을 열어야 한다.

드와스킨 부대표는 "DDA는 경제의 모든 분야를 한 묶음으로 타결하는 협상"이라며 "농업 등 특정 분야의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널리 부차관보는 "DDA협상에서 미국은 높은 목표와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다"며 시장 개방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행기간에 차이를 두더라도 시장의 개방 방식은 선진국과 개도국이 같아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도국이 요구하는 특별 품목(SP) 인정 등 협상의 여지를 내비쳤다.

미국 국무부와 USTR은 이날 인터뷰에 앞서 일본 언론과 화상 인터뷰를 갖는 등 WTO DDA 협상에서 미국의 입장 전달에 나섰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