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 법 제도 개선 방안이 발표되자 노동계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해고는 쉽게, 파업은 어렵게, 노조는 힘 빠지게’ 하는 안이라며 반발했다.
조정전치주의와 필수공익사업장 폐지, 교섭 및 쟁의대상 확대 등으로 파업이 쉬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쟁의행위를 가로막는 독소조항이 곳곳에 있다는 것.
범위가 확대되는 공익사업장에 대해 △파업 7일 전 예고 의무화 △필수업무 인력 파업 참여 봉쇄 △노동위원회 특별조정 △대체근로 전면 허용 등 쟁의행위를 쉽게 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노총은 “사용자측의 주장이 대거 반영됐다”며 “노동권을 약화시키는 내용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노총도 “재계에는 보약, 노동계에는 독약”이라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경영계는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노사관계에 있어 재계를 대표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노사관계를 악화시킬 소지가 많으며 기업을 더 어렵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경총은 특히 “노조 전임자 급여 지원을 일부 허용하겠다는 안은 잘못된 관행을 그대로 방치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조정전치주의와 필수공익사업 직권중재 폐지 방안도 파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총은 이어 “이번 방안은 합리성보다는 노사간 요구사항을 ‘주고 받기식’으로 도입한 것으로 전면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가 글로벌스탠더드(국제기준)를 지향하는 노사관계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뒤늦게나마 산업 평화를 위해 적극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게 평가한다”며 경총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