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배우는 승부의 법칙/하비 A 도르프만, 칼 쿠엘 지음 박수철 옮김/388쪽 1만2000원 청년정신
야구는 흔히 정신력의 게임이라고 한다. 물론 다른 종목의 스포츠처럼 운동 능력이 우선시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운동 신경’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타자가 시속 150km의 속도로 날아오는 공을 방망이로 쳐내는 일은 순간의 집중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야구에서는 순간의 선택이나 실수가 경기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공격과 수비가 바뀌면서 희비가 교차한다. 우리네 인생과 닮은꼴이라고 해서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기도 한다.
‘야구 전문가’ 두 사람이 야구를 통해 바라본 인생 성공 지침서를 펴낸 것은 그래서 공감이 간다. 저자 중 도르프만은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포츠 심리학 인스트럭터였고, 쿠엘은 메이저리그 감독을 지냈다.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명확하다. 자신이 목표하는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것, 다른 사람과 스스로의 기대에 어떻게 반응하고 충족시킬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성취를 향한 집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설명한다.
이 책의 매력은 이런 모든 점을 야구를 통해 설명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오지 스미스가 위대한 유격수로 평가받는 것은 그가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기 때문이 아니라, 쉬운 타구에서 실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스미스는 “나는 뛰어난 체격 조건을 타고나지 못했기 때문에 남보다 더 노력하고 집중했다”고 밝히고 있다. 평범한 일에 최선을 다해 집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톰 시버는 철저한 준비로 왜소한 체격 조건을 극복하고 명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태양이 따가운 미 플로리다에 갈 때면 피부 보호를 위해 긴팔 옷을 입었고, 시즌이 아닌 기간에도 몸을 위해 초콜릿 쿠키 대신 치즈를 간식으로 먹었다.
웨이드 보그스나 토니 그윈처럼 메이저리그에 족적을 남겼던 위대한 선수들이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는가를 살펴보며 ‘승부의 법칙’을 배우는 것은 야구팬이라면 즐거운 일이다. 다만 이 책의 원저가 1994년에 출간됐다는 점, 그래서 ‘왕년의 스타’들만 등장한다는 점은 ‘요즘 메이저리거’에게만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현실감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