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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라이프]의정부 학생-학부모 환경모임 '산소수비대'

입력 | 2003-09-07 17:59:00

7월 세제 독성 실험에 참가한 산소수비대 어린이와 부모들이 수비대장 이건식씨(왼쪽에서 두번째)와 함께 물고기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 산소수비대


“우리는 자연을 지키는 산소수비대입니다.”

경기 의정부시 학부모와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산소수비대’는 올 3월 결성된 이후 매월 한 차례 이상 현장 학습을 진행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다.

40가족 80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수비대는 5월 북한산을 관통하는 사패산터널 공사현장을 찾았다. 환경전문가로부터 터널공사로 인한 환경피해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들었고 또 사업 시행자로부터 공사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의정부지역의 현안이기도 한 이 문제에 대해 수비대원들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환경보호와 지역개발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6월에는 강원 영월군 동강을 찾았다. 댐 공사로 사라질 뻔한 천혜의 동강이 되살아나기는 했지만 그 아름다움이 알려지면서 주변에 각종 유흥시설이 우후죽순 생겨나 다시금 위기에 처한 실상을 보고 돌아왔다.

여름방학 동안에는 가정에서 쉽게 사용하는 세제의 독성이 얼마나 강한지 실제 실험을 통해 배웠다. 정량 이상을 사용할 경우 하수처리가 어렵고 물고기와 수초가 살기 어렵게 된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자생화와 황토 등 천연재료를 사용해 염색하는 방법을 배워 전통의 미를 살리고 환경도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이 단체에 가입한 청소년들에겐 ‘산소수비대원’이라는 직함을 줘 환경보호에 대한 책임감도 부여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생인 아들과 함께 수비대에 참여한 강연숙씨(45·여)는 “뉴스로만 접하던 환경문제를 직접 체험해보니 나부터 환경보호의식이 높아졌다”며 “휴일이면 아들이 친구들과 동네 청소를 하는 등 생활태도가 바뀌어 교육효과도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산소수비대는 앞으로 지역봉사단체인 예ㅱ(‘여기는’이라는 뜻)양주고을과 연계해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산소수비대장 이건식씨(46)는 “가정과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로 부모들과 함께 환경문제를 배우기 때문에 청소년인 수비대원들이 편한 분위기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빨리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