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해’ 앤디 로딕(21·미국)이 마침내 어릴 적 꿈인 메이저 챔피언에 올랐다.
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테니스대회인 US오픈 남자단식 결승. 4번 시드의 로딕은 올 프랑스오픈 챔피언인 3번 시드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를 1시간42분 만에 3-0(6-3, 7-6, 6-3)으로 가볍게 눌렀다.
아홉 살 꼬마 시절인 1991년 이 대회를 보러 왔던 로딕은 당시 선수 라운지에 몰래 들어가 스타들의 얼굴을 훔쳐보며 장래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메이저 대회 12번 도전 끝의 첫 우승. 로딕은 “우승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내겐 너무 과분하며 어떤 느낌인지 실감할 수 없다”며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우승상금은 100만달러.
로딕은 또 스테판 에드베리(스웨덴) 이후 사상 두 번째로 이 대회 주니어부와 시니어부를 석권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이형택(삼성증권)과 7차례나 맞붙어 국내 팬에게도 낯이 익은 로딕은 이번 US오픈에서 은퇴식을 치른 피트 샘프러스(미국)의 후계자. 최근 19연승을 달리고 있는 그는 올 시즌 6승째로 투어 최다. 세계랭킹도 개인 최고인 2위까지 올라갔다.
여자복식 결승에선 ‘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47·미국)가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18·러시아)와 호흡을 맞춰 통산 59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노렸으나 파올라 수아레스(아르헨티나)-루아노 파스쿠알(스페인)조에 0-2로 졌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