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유행성각결막염의 유행과 함께 ‘여름 눈(目)감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국의 안과 병의원은 눈병에다 감기 몸살 증세가 함께 발병해 여름 눈감기로 불리는 ‘인후결막염’ 환자들로 북적대고 있지만 눈병 반(半), 감기 반인 이 병의 특성 때문에 보건당국의 눈병 환자 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본보 취재팀이 8일 수도권의 주요 병원과 동네 안과를 취재한 결과 최근 눈병 환자의 30% 정도가 인후결막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세대 세브란스 안이비인후과병원 서경률(徐慶律) 교수는 “과거에는 드물었던 인후결막염 환자가 올해는 어린이 눈병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이에 해당할 정도로 많다”며 “일본에서 올 장마철에 크게 유행한 바이러스가 한국으로 옮아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인천 한길안과병원 김철우(金哲右) 과장은 “환자들이 지난해 유행한 아폴로 눈병 증세에다 감기 몸살 증세를 호소하고 있어 눈병 치료와 감기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서울 광혜병원 안과 임진옥(林鎭玉) 원장은 “여름 눈감기는 눈병과 감기가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에서 감기 끝물에 생기는 ‘겨울 눈감기’와 다른 눈병”이라면서 “이번처럼 환자가 많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유행성각결막염이 주로 아데노바이러스 5, 8, 19형 때문에 일어난다면 인후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 3, 7, 11형이 주범.
서 교수는 “여름 눈감기는 충혈이 1주 정도 지속되다 낫기 때문에 10일∼3주 앓으며 심한 통증을 느끼는 유행성각결막염보다 덜 심각하다”면서 “그러나 목의 통증이 1주일 가고 2∼3일 고열 식욕부진 오한 등에 시달리는 데다 공기로도 전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한 만만찮은 눈병”이라고 말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않고 수시로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국립보건원 관계자는 “예년보다 인후결막염이 많이 발병하고 있다는 것은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재 전국 1100개 안과 중 56곳에서 유행성 눈병을 집계하고 있지만 눈감기는 감기에 가깝기 때문에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