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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치기 50년’ 80대 노인 쇠고랑

입력 | 2003-09-09 16:22:00


서울 경기 일원의 시내버스에서 50년간 소매치기를 해온 ‘할아버지 소매치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시내버스 안에서 상습적으로 소매치기를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상습절도)로 유모씨(81) 등 3명에 대해 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씨의 소매치기 기술은 국내 1인자급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

이들은 1940년대부터 소매치기를 시작해 1953년 유씨의 집에서 소매치기를 전문으로 하는 조직을 만들어 서로 역할을 분담한 후 50년 동안 조직적으로 소매치기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 등은 주로 사람들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대를 골라 수십차례에 걸쳐 시내버스를 바꿔 타며 주로 주부들을 상대로 돈지갑과 손가방 등을 훔쳐왔다는 것.

이들은 소매치기 전과만 14범 이상으로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범행을 포함하면 수백 차례에 걸쳐 수십∼수백억원의 금품을 훔쳐온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유씨 등은 평생 변변한 직업을 가져보지 않은 채 수십년간 소매치기로만 ‘밥벌이’를 해왔다”며 “나이는 고령이지만 범행은 젊은 사람 못지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범 홍모씨(70) 등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유제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