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하철의 캄캄한 터널에 영화 같은 동영상 광고가 펼쳐져 화제다. 지하철 터널 벽에 일련의 사진을 붙여 지하철이 움직일 때 승객들은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이 광고 기술은 이미 영국, 그리스, 헝가리, 홍콩, 독일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은 워싱턴에 운영을 검토 중이라고, 국내에서는 지하철 7호선 내방역과 고속터미널역 사이에서 시범 운영중이다.
국내에 등장한 지하철 광고는 모션포스터코리아가 만든 것. 지하철에 앉아 있으면 창문을 통해 가로 26cm, 세로 38cm인 사진이 초당 24장씩 지나가 7초짜리 광고를 볼 수 있다. 지하철의 속도, 창문의 위치와 개수, 광고 시간을 고려해 사진을 터널 벽에 배치하고, 차량이 진입하는 순간 터널의 센서가 작동해 각 사진에 불이 켜지면서 승객이 동영상을 본다.
이처럼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은 겉보기운동 때문이다. 고려대 심리학과 이만영 교수는 “겉보기운동은 망막에 있는 감각세포가 한번 빛에 자극을 받으면 이 자극이 길게는 0.2초까지 지속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자극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면 정지 화상이 마치 움직이는 영상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