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파도부대 장병들이 14일 해일 피해를 본 경남 마산시 남성동 어시장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등 복구작업을 돕고 있다. -마산=강병기기자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14일 부산 강서구 신호동 주택가. 봉사단체 회원과 자원봉사자 등 100여명이 구청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장비를 동원해 수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주민들과 함께 양수기로 지하실 등에 차 오른 물을 빼내고 물에 젖은 가구를 집 밖으로 꺼내 말리느라 땀을 뻘뻘 흘렸다.
태풍 ‘매미’가 남긴 엄청난 상처를 수습하기 위해 14일 지역주민과 공무원, 군 지원병력 등이 합동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원도 잇따랐다.
▽경남=가장 큰 피해를 본 경남도는 이날 공무원 주민 등 5500여명과 굴착기를 비롯한 각종 장비 270여대를 동원해 실종자 수색과 함께 농경지와 공공시설 피해 복구작업에 착수했다.
14일 해병대 제1사단 장병들이 경북 포항 지역에서 태풍 ‘매미’의 강풍에 쓰러진 벼를 세우고 있다. 이날 육해공군 장병들은 전국 수해지역에서 복구작업을 벌였다. -포항=뉴시스
도는 이날 오후 현재 도로 및 교량은 65%, 전기와 통신은 70% 가량 응급복구가 진행된 것으로 보고 복구 진척이 더딘 지역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경남지역의 응급 복구에 대한 협조를 전국 자치단체에 요청했으며, 서울시와 경기도는 각각 60대와 150대의 양수기를 경남도에 긴급 지원했다.
▽부산·울산=부산시도 이날 주택이 침수된 강서구 신호동과 영도구 남항동 등에 봉사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을 투입해 복구 작업을 벌였다.
육군 제53사단 장병들은 13일에 이어 14일에도 해운대와 다대포해수욕장 등 해일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전력 부산지사는 전기공급이 중단된 부산과 김해 양산 울산지역 33만 가구에 대해 이틀째 복구 작업을 벌여 30만 가구에 전기 공급을 재개했으며, 15일 오전까지는 복구를 완료할 계획이다.
울산 현대중공업 직원 5000여명은 이날 비상 출근해 유실된 북방파제와 무너진 벽 등을 보수하고 전복된 컨테이너전용 크레인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기타 지역=경북도는 이날 공무원과 주민 등 3000여명과 굴착기 덤프트럭 등 110대의 중장비를 동원해 유실 도로 20곳과 하천 등 모두 111곳에 대한 복구 작업에 나섰다.
육군 50사단 장병 500여명도 대구 달성군 현풍면과 경북 고령군, 울진군 일대 등에서 쓰러진 벼를 세우고 홍수 위험이 있는 지역에 임시로 둑을 쌓았다.
광주 전남에서도 5000여명의 군인 공무원 등과 굴착기를 비롯한 2000여대의 중장비가 동원돼 피해복구 작업을 벌였다.
강원도는 파손된 도로 복구를 위해 252명의 인력과 123대의 중장비를 동원해 삼척시 하장면 35번 국도 등 3개 구간에 투입했다.
육군 철벽부대 장병 330명은 휴일인 14일 강릉 동해 삼척 등 3개시 10개 지역을 찾아 복구의 구슬땀을 흘렸으며 육군 36사단 장병 650명도 정선군과 태백시, 평창 횡계 지역에서 복구활동을 벌였다.
▽피해 주민 지원=KT와 SK텔레콤 등 통신업체들은 피해 지역 주민의 통신요금을 감면해주기로 했으며 은행들도 태풍 피해를 본 가계와 기업들을 위한 저리대출, 만기연장 등의 지원계획을 세우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태풍피해 조기복구를 위해 대규모 공사의 경우 긴급 입찰제도를 활용, 입찰 공고기간과 적격심사기간을 최대 20일까지 줄여나가기로 했다. 전국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