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직후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인근의 월가(街)를 떠나
임시 사옥에 머물던 대형 금융회사 상당수가 월가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WTC에 3700명의 인력을 두고 있다 테러로 13명이 사망하는 피해를 보았던 모건 스탠리의 경우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본사 외에 맨해튼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인 화이트 플레인스 제2사옥에 비상용 거래시설을 갖추는 확장
공사를 벌이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WTC에 있던 중개업무 부서를 본사로 옮긴 데 이어 내년 700명의 중개업무 인력을 제2사옥으로 옮길 예정이다.
모건 스탠리는 9·11 당시 맨해튼 미드타운에 새 사옥을 마련해 내부공사를 마무리하는 단계였으나 ‘한곳에 거래시설과 인력을 집중시키는 것은 잘못’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 건물을 매각하고 화이트 플레인스의 건물을 사들였다. 월가의 건물 세 곳에 9000명 이상의 인력을 두고 있던 뱅크 오브 뉴욕도 내년 봄 1500명을 맨해튼 남쪽 브루클린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브루클린 사옥은 2000명이 비상근무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맨해튼의 부동산 중개회사 테넌트 와이스의 마이어스 머멜 대표는 “사옥을 두세 곳에 나눠 백업시스템을 갖춰놓는 것이 금융기업들의 추세”
라고 지적했다.
뉴욕 증권업협회는 증권 관련 일자리 19만개 가운데 2만개가 9·11이후 뉴욕을 떠났다가 그중 절반만 되돌아왔다고 집계했다.
20여년 전에는 증권 관련 미국 내 일자리의 37%가 뉴욕에 있었으나 9·11직전엔 25% 수준으로 줄었고 현재는 20%로 낮아졌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