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소원이 하나 있다면 개성시장을 해보는 것입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의원은 16일 “방북기간에 정몽헌(鄭夢憲.사진)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타계(8월 4일) 직전 방북했을 당시 남긴 얘기를 들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정 회장은 6월 개성공단 착공식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었다.
김 의원은 “북한의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서 들은 얘기”라며 “정 회장이 대북사업에 대한 열정을 개성시장을 맡아 마지막으로 불태워 보고 싶은 심경을 (이 위원장에게) 토로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사업은 고(故)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정 회장이 2000년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사업권을 따낸 뒤 올 6월 2000만평에 이르는 부지 착공식을 마치고 기반공사를 진행 중이다.
김 의원은 또 “정 회장이 대북송금 특검 수사를 받을 때만 해도 민족문제(남북관계)라는 차원에서 견딜 만했으나 검찰 수사는 정말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라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현대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7월 26일과 31일, 8월 2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출퇴근 형식으로 대검 중수부의 소환에 응해 조사를 받았다.
김 의원은 “8월 11일 금강산 추모식에서 내가 지은 ‘금강산의 소나무 한그루’라는 추모시를 낭송했을 때 참석자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을 만큼 정 회장에 대한 북한 관계자들의 존경과 애도의 정이 깊었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