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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맙소사” 소사에 투런 서재응 뼈아픈 패전

입력 | 2003-09-17 17:29:00


서재응(26·뉴욕 메츠)의 공은 점점 빨라졌다.

4회 2사후 시카고 컵스의 마크 프라이어 타석 때는 2스트라이크 뒤 2개의 시속 151km짜리 직구를 연달아 꽂았다. 교체되기 전인 6회에도 같은 스피드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이는 올 시즌 최고스피드.

평균스피드도 시속 145km 이상. 17일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 나선 서재응은 시속 140km대 초반의 공을 뿌리던 이전과는 180도 달랐다. 강속구를 주무기로 하는 전형적인 ‘파워 피처’의 모습이었다.

그는 97년 메츠에 입단하기 전 인하대 재학시절 최고 시속 150km에 이르는 빠른 공을 보유했던 투수. 하지만 99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부터 투구스피드가 3∼4km 떨어졌다. 수술 뒤 후유증에 신경이 쓰인 데다 변화구와 제구력을 더 가다듬어 줄어든 스피드를 보완하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그도 구속에 연연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한 시즌을 소화한 뒤 그는 변화구 투수의 한계를 절감했고 최근 등판에선 빠른 직구 위주의 과감한 피칭에 주력하고 있다.

이날 서재응은 코너워크가 된 강속구에 특유의 장기인 체인지업까지 섞어 6회까지 6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안타는 5개밖에 맞지 않았다. 3회 새미 소사에게 바깥쪽 직구를 던지다 중월 2점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 없는 투구.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올 시즌 15번째 ‘퀄리티 피칭’이었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강했다. 컵스 선발은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 중 최고의 유망주로 올해 사이영상 후보로까지 꼽히는 마크 프라이어(23). 프로 2년차인 신예 프라이어는 9회 2사후 마무리에게 바통을 넘길 때까지 탈삼진 13개에 8안타 2실점으로 시즌 16승째(6패)를 따냈다.

3-2로 이긴 컵스는 내셔널리그 중부조 선두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1.5경기 뒤진 2위를 유지했다. 컵스의 최희섭은 출전하지 못해 광주일고 선후배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즌 8승12패(평균자책 4.01)가 된 서재응은 한차례 선발등판만 남겨두고 있어 10승 달성은 내년시즌으로 미뤄지게 됐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