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첫방송하는 MBC 아침드라마 ‘성녀와 마녀’에서 각각 ‘성녀’ 하란과 ‘마녀’ 형숙으로 등장하는 서유정(왼쪽)과 최유정. 사진제공 MBC
“하란은 11년 동안 사랑하는 이를 바라보기만 했지만 저는 길어야 1년이에요.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작아지는 여자의 심리에는 공감해요.” (서유정)
“형숙은 영화 ‘매트릭스’의 트리니티처럼 카리스마가 큰 배역이예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게 ‘마녀’라면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최유정)
22일 시작하는 MBC 아침드라마 ‘성녀와 마녀’(극본 소현경·연출 강병문 백호민·월∼토 오전 9시)에서 각각 ‘성녀’와 ‘마녀’를 맡은 탤런트 서유정(25)과 최유정(27)을 16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이 드라마의 원작은 작가 박경리의 동명 소설(60년)로, 제작진은 어려운 교섭 끝에 드라마로 만드는 것에 대해 작가의 허락을 받았다.
순종과 희생의 캐릭터 ‘성녀’인 하란이 남편 수영(정찬)과 건조한 결혼생활을 하던 중, 적극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마녀’ 형숙이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다. 수영은 옛 애인 형숙에게 다시 끌리고 하란은 전부터 자신을 좋아하는 세준(전재룡)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깨우친다.
대화를 나눠보니 두 여주인공은 오히려 서로의 캐릭터와 맞바뀐 듯했다. 그러나 강병문 PD는 “톡톡 튀는 느낌의 서유정은 이번에 성숙한 여인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최유정은 남자를 빠뜨리는 끈적끈적한 늪 같은 끼를 발휘할 것”이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서유정은 MBC ‘그대 그리고 나’(2003년)의 가수지망생 상옥 역처럼 당돌한 이미지였으나 MBC 베스트극장 ‘소영이 즈그 엄마’(2003년)에서 백치미를 연기하는 등 ‘변신 중’에 있다. 그는 “최근 ‘천의 얼굴’이라는 별명도 생겨 배우로서 힘을 얻었다”고 의욕을 보였다.
최유정은 KBS 드라마 ‘새엄마’에서 속물적 성격의 상미 역과 SBS 드라마 ‘첫사랑’에서 준희(신성우)의 첫사랑으로 얼굴을 알렸다.
그는 ‘성녀와 마녀’란 제목이 여성에 대한 진부한 이분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후반에는 성녀와 마녀의 이미지가 서로 바뀌는 반전이 있어요. 이름만 보면 ‘하란’이 신식이고 ‘형숙’이 좀 전통적일 것 같은데 오히려 반대잖아요. 그게 원작자의 뜻인 것 같습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