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보는 시원한 승리였다.
한국 올림픽축구 전사들의 날카로운 공격이 번득일 때마다 4만1000여 관중은 뜨거운 함성을 토해냈다. 다만 점수차를 더 벌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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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로 발로 2골 김동진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일 올림픽축구대표팀 친선경기. 한국은 공수에서 모두 일본을 압도한 가운데 전반에만 2골을 터뜨린 김동진(안양 LG)의 맹활약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7월 23일 도쿄 원정경기에서의 1-1 무승부를 비롯해 99년 이후 일본을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징크스를 털어버렸다.
한국 축구의 강점인 좌우 측면 돌파를 통한 활발한 공격에 일본은 초반부터 허둥댔다. 그리고 기회는 일찌감치 찾아왔다. 전반 6분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 찬스에서 최원권(안양)이 길게 띄워준 공을 골대 앞에 있던 김동진이 돌고래처럼 솟구치며 헤딩슛으로 골문을 열어젖힌 것.
공이 네트를 가르는 것을 확인한 김동진은 벤치로 달려가 미리 준비한 ‘수재민 여러분 힘 내세요’라고 적힌 카드를 펼쳐 보이며 골 세리머니를 연출했다.
이어 김동진은 전반 32분 왼쪽에서 최성국(울산 현대)이 낮게 깔아 찬 코너킥을 골지역 중앙에서 왼발 슛으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일본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한국은 전반 30분경 조재진(광주 상무)과 최성국이 골키퍼와의 단독 찬스에서 연거푸 슛을 날렸으나 무위에 그쳤고 후반 12분에는 조재진의 중거리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 바람에 추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에 오쿠보 원톱체제로 득점에 실패한 일본은 후반 들어 다카마쓰 다이키를 투입해 투톱체제로 전환한 뒤 후반 32분 다카마쓰의 헤딩슛으로 골을 뽑아내며 영패를 모면했다.한국은 이날 승리로 김호곤 감독체제 출범 이후 8경기에서 5승2무1패의 성적을 거두며 5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