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반란’이 극복되지 않으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는 절대로 못 들어간다.”
17일 오후 연세대 새천년기념관에서 열린 ‘명예교수의 날’ 행사에서 대표적인 보수논객으로 통하는 사회학과 송복(宋復·사진) 명예교수는 지금의 한국사회를 이렇게 진단했다. 송 교수는 이날 ‘지위반란(Status Revolt)’이라는 주제로 김우식(金雨植) 총장과 원로교수 180여명 앞에서 30분 동안 특강을 했다.
송 교수는 강연에서 “선진사회에서는 지위이동이 개인의 능력과 업적에 따라 발생하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나이와 그 지위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에 따라 일어난다”며 “지위반란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서열파괴 현상을 말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80년대가 성취와 희망의 시대였던 데 비해 90년대는 좌절과 절망의 시대”라며 “사람들이 지위상승에 대한 욕구는 매우 높지만 그 방법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지위반란에 동조한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또 “DJ(김대중) 정부는 개인적 충성도에 따라 신분이 결정되던 ‘지위교란(Status Disorder)’의 시대”라며 “지위교란은 ‘극복’돼야 하지만 지위반란은 더 저질적으로 변한 형태이니만큼 ‘진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우리 사회는 단순히 나이만 젊은 ‘새 사람(new man)’과 참신성 및 능력을 갖춘 ‘참신한 사람(fresh man)’을 구별하지 못하며 무조건 나이가 많은 사람들부터 쫓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송 교수의 강연이 끝나자 동료 교수들은 박수를 치며 “한국사회를 정확히 꼬집어줘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