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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언제 터지나…

입력 | 2003-09-18 14:43:00


'국민타자' 이승엽이 5경기째 홈런포가 침묵하며 아시아 홈런신기록에 3개 모자란 53호 홈런에 머물러 있다.

이승엽은 17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홈런없이 4타수에 2안타만을 기록했다. 기대했던 54호 홈런은 나오지 않았고 팀마저 패배해 2위 기아에 1게임차로 벌어지며 이승엽 어깨를 더욱 무겁게 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지난 11일 한화전이후 4경기, 16타석만에 첫 안타를 치며 그동안의 부진에 벗어날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승엽은 이날 56호 아시아 홈런기록에 대한 부담감으로 흐트러졌던 타격감을 찾기위해 안간힘을 썼다.

1회 첫타석에 들어서 단 한차례도 배트를 휘드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선구안을 가다듬었고, 홈런을 의식한 큰 스윙보단 최근 팀의 3연패를 의식해서 팀배팅과 짧은 스윙등으로 타격 밸런스를 찾는데 주력을 했다.

이처럼 이승엽 본인이 타격감을 찾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을때 구단과 코치진도 배려와 관심으로 홈런포를 위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 김응룡감독은 56호 홈런포에 대한 언론의 지나침 관심에 이승엽이 타격자세가 흐트러졌다는 이유에서 기자 접촉 금지령을 내리며 집중력을 주문했다.

여기다 9월 들어 4번타자로 고정되었던 타순도 3번으로 옮기며 분위기 쇄신을 노리고 있다. 최근 3연패로 2위 자리를 기아에 내준데다 연패를 거듭하고 있는 삼성으로선 타선의 핵인 이승엽이 살아나야 팀이 살아날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승엽은 몸과 마음 모두 지쳐 있어 홈런 신기록이 그리 싶지만은 않다.

지난달부터 무릎이 다소 좋지 않았던 이승엽은 최근 부진과 함께 부상정도가 악화되며 타격감을 흐트려 놓았다. 또한 삼성이 치른 시즌 119경기 중 출장정지 2경기를 제외한 117경기 모두 출전하다 보니 체력적 부담으로 지쳐 있다.

물론 133경기 모두 소화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의 체력이지만 올시즌 들쑥날쑥한 기상상태로 일정한 경기스케줄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적이 많았던 삼성이다. 삼성의 잔여경기수가 다른 팀에 비해 적게는 3경기, 많게는 5경기가 더많이 남은 것을 보면 그동안의 일정이 고르지 못했음을 알수 있다.

이승엽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심리적 부담감이다.

야구팬들은 물론 전국민들이 18일 현재 53호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이승엽의 한타석 한타석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을 정도로 56호를 기다리는 국민들의 기대치가 높다. 연일 계속되는 언론의 집중 조명과 내년으로 예정된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이 기대치는 고스란이 이승엽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하며 압박을 하고 있다.

또한 최근 부진으로 지난 99년 아시아 신기록을 눈앞에 두고 54호 홈런에 머물렀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며 혹시나 하는 생각에 초조함마저 들고 있어 이승엽을 괴롭히고 있다.

이제 이승엽에게 주워진 경기는 14경기.

117경기에서 53개를 치며 2.20 경기마다 한개의 홈런을 친 이승엽으로선 산술적으론 7경기 정도면 56호 아시아 홈런기록 달성이 가능하다. 여기다 올시즌 10차례나 2개이상의 홈런을 친 기록을 가지고 있어 몰아치기도 가능하고 남은 경기 53개중 33개를 날린 대구 홈구장 경기마저 4경기나 남아 있어 홈런 가능성은 한층 높다.

산술적인 것과 기록적인 것 모두 가능한 상황이다.

이제 이승엽에게 마지막 남은 것이 있다면 56호 아시아 홈런 기록보단 야구를 즐길줄 알고 야구를 사랑하는 선수로서 초심을 찾는 여유만이 기록 달성에 최대 키워드가 아닐까...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