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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힘든 가을 위로하는 빛과 공예 향연 2題

입력 | 2003-09-18 17:43:00

2003년 7월 이탈리아 산체사리오시에서 열린 루미나리에. 부천에서는 총 35만개의 전구가 켜져 이보다 훨씬 더 화려한 빛의 축제가 벌어진다. 사진제공 부천 루미나리에 조직위원회


《연극제로 유명한 프랑스 아비뇽 축제를 비롯해 세계적인 문화 예술 축제들은 대개 지역 문화제에서 시작된 것들이 많다. 우리나라도 지방자치제가 뿌리내리면서 지역 문화제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10월에 열리는 이색 지역미술 행사 2제를 소개한다.》

▽부천 루미나리에=10월 1일∼20일 경기 부천시 상동 호수공원 5만4000평 부지에서 매일 저녁 오후 6시∼11시 8층 높이 조형물 4개에 총 35만개의 전구가 활짝 켜지는 찬란한 빛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번 행사는 이탈리아 빛의 축제인 ‘루미나리에’를 본 따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것이다.

루미나리에는 16세기 후반 남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전나무 조각에 등불과 촛불을 달아 ‘성자(聖子)를 기리는 의식’에서 비롯됐다. 전기가 발명된 이후에는 입체적 목조 건축물과 다양하고 화려한 현대 조명기술의 예술적 접목이 이뤄져 3차원의 공간예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탈리아 전역을 비롯해 독일, 스페인, 미국 등에서도 열렸다.

일본 고베에서는 10년 전부터 크리스마스를 밝히는 축제로 매년 500만 명이 몰리는 성황을 이룬다. 1999년 12월에는 도쿄 중심가 마루노우치에서 밀레니엄 행사로 열리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고베 루미나리에의 1.5배 규모. 시간당 소요되는 전력량만도 1700kw로 이탈리아 평균 1200kw(전구 수 24만 개), 고베 1000kw(전구 수 20만 개)에 비해 많다.

이번 행사 홍보대사들의 공연도 펼쳐진다. 개막식에는 국내 팝페라 가수인 ‘마리아’가, 폐막식에는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각각 공연을 펼쳐 가을밤의 정취를 돋을 예정이다. 성인 8000원, 중 고교생 7000원, 초등생 6000원. 초등생 미만 무료. www.luminarie.or.kr, 02-2264-8078

생활공예명품전에 출품된 박석우 작 ‘잔과 받침’. 사진제공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청주 공예비엔날레=10월2일∼19일 청주시 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3회 째를 맞는 행사. 공예 고유의 ‘쓰임’(Use·用)이라는 살아 있는 기능에 초점을 맞춘 세계 각국의 공예품들이 선보인다. 5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본 전시와 4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특별전이 열린다.

본 전시 프로그램 중 집에서 쓰이는 공예품들을 기능별로 모아 전시하는 ‘국제 초대작가전’, 놀이방 정원 등 공간별로 세분화한 곳에 국내 작가 및 명장 40명의 감성적인 수공예 명품들이 선보이는 ‘생활 공예 명품전’이 볼 만하다. ‘쓰임’이라는 주제에 걸맞은 작품위주로 선정한 ‘국제공예전’과 청주 시내 곳곳에 설치되는 ‘거리공예 프로젝트’도 눈에 띄는 전시. 이밖에 ‘국제 공예상품전’에는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의 29개 단체 및 공방이 부스를 마련해 직접 판매와 구매 상담을 한다.

4일 오전 10시∼오후 6시 청주 고인쇄박물관 국제회의장에서는 ‘공예의 본질로서의 쓰임’을 주제로 2003 국제 학술심포지움도 열린다. 성인 6000원, 중고교생 3000원, 초등생이하 3000원. www.cheongjubiennale.or.kr, 043-277-2503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