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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96년 北잠수함 침투 미리 알았지만 한국에 안 알려”

입력 | 2003-09-18 18:33:00


미국 해군정보국(ONI)에서 문관으로 근무하다 기밀을 한국에 넘겨줬다는 혐의로 체포돼 8년째 옥살이를 하고 있는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63·사진)씨의 체포 이유는 당시 강원 강릉시에 좌초한 북한 잠수함의 항적을 한국 해군에 알려줬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월간 신동아가 단독으로 입수해 10월호에 공개한 김씨의 옥중서신에서 드러난 것.

김씨는 옥중서신에서 “1996년 9월 18일 강릉에 좌초한 북한 잠수함의 사고 전 항로에 대해 백동일 주미 한국대사관 무관에게 전화로 대답해 준 후 그달 24일 한국대사관 무관부가 주최한 국군의 날 리셉션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국 해군은 원산기지에서 출발한 북한 잠수함이 강릉으로 내려 왔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북-미관계의 화해 분위기 때문에 이를 한국측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또 자신이 백 무관으로부터 전혀 대가를 받지 않았으며, 1차 북핵 위기 이후 위태로웠던 조국의 안위를 위해 자발적으로 행동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김씨에 대한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김씨를 내년 1월 석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성실한 수감생활로 이미 15% 감형을 받은 상태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