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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 “파병문제 대통령-보좌진 따로 따로 코드人事 그만”

입력 | 2003-09-18 18:44:00

18일 국회 운영위에 참석한 문희상 대통령비서실장이 업무보고를 하고있다. -서영수기자


국회 운영위원회는 18일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이라크전투병 파병 문제와 ‘코드 인사’ 논란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라크 파병 혼선=한나라당의 윤경식(尹景湜) 의원은 “유 정무수석이 파병 관련 발언을 한 뒤 ‘취중 실언’이라고 해명했다는 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국민은 ‘보좌진들과 대통령이 따로 놀고 있다’고 본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학송(金鶴松) 의원은 “대통령수석들이 함부로 말하는 것에 대해 비서실장이 해당자의 직위해제를 건의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문 비서실장은 “국정 혼선을 야기했다면 (유인태 수석 등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의 정범구(鄭範九)의원은 “(지금이) 봉건시대라면 임금이 머리 풀고 나와 근신해야 할 국난에 가까운 시점”이라며 “이라크 파병 문제는 정부가 먼저 입장을 정한 뒤 국회의 의견을 구해야 하나 청와대 시스템은 이게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드 인사 논란=한나라당 의원들은 허성관(許成寬) 행정자치부 장관 내정에 대해 “또 코드 인사냐”고 쏘아붙였다.

윤경식 의원은 “노 대통령이 취임 전 ‘장관 임기는 최소 2년’이라고 했으나 7개월도 안된 해양수산부 장관을 다시 행자부 장관으로 임명했다”며 “이는 일관성도 없고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리더십이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성조(金晟祚) 의원이 “이번에도 코드 인사다. 제발 밖에 있는 사람도 채용하라”고 하자 문 실장은 “그렇게(코드 인사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코드 인사로만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노 대통령 신당 개입 논란=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 의원은 “국민이 태풍 피해로 실의에 빠져있는 시점에 대통령이 굳이 신당 지지 입장을 밝혀야 했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이라크 파병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도 혼선이 심하다”면서 “예를 들어 노 대통령은 검찰에 대해 ‘그냥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그런 뜻이 아니라고 했는데 (청와대는) 언제까지 변명만 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불출석한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해 “권위주의 시절에도 민정수석이 지금처럼 설쳐대지 않았다”며 ‘근신’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