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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O새총장에 쉐퍼 유력 “美-반전國 이견조율 적임”

입력 | 2003-09-18 18:56:00


서방 최대 안보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차기 사무총장에 야프 데 후프 쉐퍼 네덜란드 외무장관(55.사진)이 선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 소식통들은 17일 4년 임기를 마치고 올해 말 물러나는 조지 로버트슨 NATO 사무총장 후임에 쉐퍼 장관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사무총장 선출에 관한 NATO의 합의 결과는 이번 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사무총장은 NATO의 민간인 최고위직. 1949년 출범한 NATO는 전통적으로 미국 군인 출신이 군사령관을, 유럽 민간 정치인이 사무총장을 맡아왔다.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17개 회원국이 유럽 국가지만 미국 군사력이 사실상 NATO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이뤄진 역할분담이다.

이런 구조 때문에 NATO 사무총장은 미국과 유럽 회원국의 입맛을 모두 맞춰야 하는 어려운 자리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라크전쟁 과정에서 미국을 지지하면서도 프랑스 독일 같은 반전국가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런 외교노선이 쉐퍼 장관의 사무총장 발탁에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쉐퍼 장관은 80년대 NATO 주재 네덜란드 대표부에서 일했던 외교관 출신. 정치 경험이 일천한 그가 사무총장감으로 급부상한 것은 미국과 유럽 회원국을 아우르는 외교력과 NATO 혁신 공약이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NATO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고, 프랑스와 독일이 미국과 끊임없이 반목하는 상황에서 민간인 사무총장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