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SK,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13대 그룹은 올해 총 26조2000억원의 설비투자를 계획, 작년보다 27.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간 매출액 1조원 미만의 중견 기업들은 투자계획이 작년에 비해 32.2% 줄어 투자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응답 527개사)을 대상으로 올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3% 늘어난 52조5348억원의 설비투자를 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전경련측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제 투자액수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며 “2001년 이후 기업들의 시설투자가 부진해 성장잠재력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투자 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올해 투자 집행률은 계획 대비 80%에 그치면서 전체 투자 실적이 작년보다 20%가량(약 10조원)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전경련은 예상했다. 600대 기업의 설비투자는 90년대 후반까지 연간 30∼40%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2000년엔 10.0% 줄었고 2002년은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설비투자 감소는 연매출 1조원 미만의 중견기업에서 심각했다. 연 매출액 1조원 이상의 대기업들은 올해 투자계획을 12.7% 늘려 잡은 데 비해 중견기업들의 투자계획은 지난해에 비해 32.2% 감소했다.또한 올 상반기 600대 기업의 투자 집행률은 연간 계획 대비 40.6%로 보통 상반기에 51∼52%의 투자집행이 이뤄지는 데 비해 저조한 편이라고 전경련은 밝혔다.
13대 그룹의 투자 집행률은 지난달 말 기준 14조9000억원(57%)이며 나머지 11조3000억원은 연내에 투자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 LG 등 30대 그룹 기획조정실장은 이날 윤진식(尹鎭植) 산업자원부 장관과 오찬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투자촉진을 위해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과감한 규제완화 △소비심리회복 조치 △법인세 인하 등 금융 및 조세지원 확대 △정리해고요건 완화 등 40건의 건의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