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한국 남성과 사실혼 관계에 있던 중국동포 여성이 불법체류자였다는 이유로 입국을 금지한 것은 헌법과 국제인권규약의 인도주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인권위는 이에 따라 법무부 장관에게 입국금지 조치를 해제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한국인 김모씨(31)와 사실혼 관계에 있던 중국동포 오모씨(21)는 지난해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중국으로 출국했으나 서울 출입국관리사무소측이 과거 불법체류 사실을 이유로 오씨에게 입국규제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4월 입국규제가 부당하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인권위는 주변인 조사와 실태조사 결과, 오씨와 김씨가 실질적인 결혼생활을 했고 현재 법률혼 관계에 있으며 결혼생활을 지속할 의사가 있다는 점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입국규제 조치는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성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돼야 하며 국가가 이를 보장한다’는 헌법 제36조와 ‘가정은 사회의 자연적이며 기초적인 단위이고 사회와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17세 미만 및 60세 이상 한국인과 혼인한 단순 불법체류자의 출입국 사범은 입국규제를 유예할 수 있다’고 명문화돼 있는 법무부의 업무처리지침을 준수해 줄 것을 당국에 촉구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