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진군(왼쪽)과 남궁린양. -권주훈기자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농구경기를 끝내고 정말 해맑은 웃음을 지어보일 때 이런 게 봉사의 보람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윤도진)
“처음엔 할머니들이 아는 척을 안 해 줘 무섭고 어색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 도움을 절실히 원하신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남궁린)
한국중등교육협의회와 청소년개발원 등이 공동주최한 제5회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에서 최고상인 친선대사상을 받은 윤도진군(18·서울 대원외고3)과 남궁린양(18·광주 살레시오여고3)은 “봉사활동의 성취감이 생각 외로 컸다”고 입을 모았다.
윤군은 학교친구 2명과 ‘징검다리’라는 장애인돕기 동아리를 만든 뒤 7월 장애인단체 6개팀이 참가한 ‘정신지체 장애인 농구대회’를 열었다.
윤군은 “2년 전부터 서울 다니엘복지원에 봉사활동을 나가며 영어 피아노 농구를 가르쳐주었는데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이 중 농구를 가장 좋아하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직접 연주한 피아노곡을 담은 CD를 제작, 주위 사람들에게 1000원의 후원금을 받고 판매한 윤군은 이를 통해 농구대회에 필요한 2000만원의 예산을 스스로 만들었다. 또 인터넷을 통해 64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했으며, SK나이츠 농구단과 대기업체에서도 협찬을 이끌어내는 마케팅 수완도 발휘했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의 경제학과 진학을 목표하고 있는 윤군은 올해 경제학 과목 ‘AP시험(미리 미국대학 학점을 따는 시험)’에서도 만점을 받았을 정도로 성적도 우수하다.
남궁양은 독거노인을 집으로 모셔와 가정생활을 함께 하는 ‘홈스테이’ 봉사활동을 했다.
아버지 남궁성씨(49·광주 서석고 교사)가 제자들과 함께 10년 전부터 봉사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을 보고 자란 남궁양은 고1이 되면서 양로원과 노인복지회관을 찾아가 노인들의 목욕을 도와주고 병간호 등을 담당했다. 남궁양은 부모님과 협의해 월 2회 정도는 집으로 노인들을 모셨다.
남궁양은 “처음에는 팔다리를 주물러 드려도 무뚝뚝하게 응대하셨지만 횟수가 늘어날수록 마음을 열고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다”고 말했다.
사회복지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남궁양은 사회복지사가 되어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