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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TV 태풍뉴스, 예방 아닌 피해보도에 집중”

입력 | 2003-09-21 17:41:00

해안가 피해 현장을 다룬 KBS 1 뉴스9. 태풍 ‘매미’를 다룬 지상파 3사의 TV 뉴스가 피해 현장의 스케치 보도에 치중해 예방 기능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진제공 KBS


태풍 ‘매미’에 대한 TV 뉴스가 해당 주민들의 대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예방적 기능을 제대로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영상산업진흥원 뉴스워치팀은 태풍 경보가 내려진 11일 밤부터 태풍이 빠져나간 13일까지 KBS1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뉴스와 특보를 분석해 이같이 지적했다.

방송 3사의 뉴스는 대피 요령 등에 대한 보도보다 피해 보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 주간 방송사인 KBS1은 태풍이 경남 사천에 상륙해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힌 13일 새벽 ‘태풍 피해상황 보도’ 41건(30.4%), ‘피해상황을 포함한 종합보도’ 64건(47.4%)으로 ‘태풍에 대한 경고 및 예고 보도’(1건·0.7%)보다 훨씬 많았다. MBC와 SBS는 경고 보도가 없었다.

방재 정보와 태풍 예상 진로, 규모와 위력을 알리는 정보성 보도에 비해 구체적 수치나 태풍 피해 현장을 그림 위주로 옮기는 스케치 위주의 보도가 많았다. SBS는 전체 보도의 71%(70건)가, KBS1은 52%(205건), MBC는 47%(94건)가 스케치 위주였다. 특히 현장 중계를 하는 기자들이 흥분해 정확한 정보를 알리지 못하는 등 재해 보도의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방송 3사는 이번 태풍 보도에서 부산 울산 제주 등 대도시 중심으로 보도하는 문제점도 드러냈다. 태풍 경보가 강원 동해안과 울릉도에 여전히 발효돼 있던 13일 새벽, TV 뉴스는 태풍이 끝난 것처럼 보도해 울릉도 지역의 피해 예방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SBS는 이날 오전 1시 10분 재해 특보를 마감한 뒤 오전 6시 아침 뉴스까지 재해 보도를 내보내지 않았다. MBC는 이날 오전 5시반에야 태풍 이동 경로를 설명하면서 울릉도를 태풍 경보 지역에 포함시켜 설명했으며, KBS1은 같은 날 오전 3시20분경 기상특보에서 울릉도가 태풍이동경로에 있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