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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갈등 빈부격차 극복" 온건중도 ‘시민의 힘’출범한다

입력 | 2003-09-21 18:26:00


교통자원봉사단체협의회 전국철거민협의회 등으로 조직된 ‘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시민의 힘’(가칭)이 온건중도노선을 표방하면서 발족한다.

‘시민의 힘’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서경석(徐京錫·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사진) 서울 조선족교회 목사를 상임대표로 추대할 예정이다.

서 목사는 “좌우갈등, 빈부격차가 양극단으로 흐르고 있는 사회를 건전한 가치로 통합하기 위해 ‘진짜 서민’들이 앞장선 것”이라며 “정치적 중립과 합리적, 온건적 개혁노선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과 성격=‘시민의 힘’에는 전국철거민협의회 전국택지개발주민연합회 서울가로매점상연합회 국민대화합전국연합회 이륜차운송협의회 교통자원봉사단체협의회 전국신문공정판매총연합회 전국학원버스연합회 등 10여개 단체가 참여한다.

‘시민의 힘’측은 각 단체의 회원 수를 합치면 50만명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회원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민주노총 등 기존의 경직된 노동단체들과는 달리 이념과 계급논쟁에서 자유로운 서민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남북관계 한미관계 등에 있어서 안정적 통합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불법파업을 주도하는 대기업 ‘귀족노조’ 등 기득권세력의 집단이기주의를 배격하며 △부패정치를 개혁하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민의 경제문제를 도와주는 사회적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 등의 실천강령을 마련했다.

철거민협회 이호승(李鎬承) 회장은 “정치 경제에 대한 이론공방보다는 서민들의 ‘삶의 질’과 자존심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미와 파장=‘시민의 힘’은 처음으로 서민들이 대규모로 연대해 비정부기구(NGO)를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향후 영향력이 주목된다. 또 ‘제3의 세력’이란 점에서 보수와 진보로 갈려 있는 국내 시민단체들의 구도변화에 파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민의 힘’이 조직과 규모의 힘에만 편승, 이익집단화할 경우 본래의 취지가 퇴색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명지대 정외과 신율(申律) 교수는 “‘사회정의’같은 막연한 구호보다 공익에 기초한 세분화된 목적의식을 호소해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명망가 리더 위주의 활동 또한 그것이 단체 구성원들에게 현실적으로 어떤 도움이 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