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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난팡창청배 韓-中 무림대국 조훈현9단 10집반 승

입력 | 2003-09-21 18:58:00


면적 300여평, 무게 160t의 돌을 들여 만든 초대형 바둑판에 소림사 무술제자 361명이 흑백 바둑돌로 등장한 ‘난팡창청(南方長城)배 2003 한중 초청 무림대국’에서 조훈현(曺薰鉉.사진) 9단이 중국의 창하오(常昊) 9단을 꺾었다.

조 9단은 20일 중국 후난(湖南)성 난팡창청 유적지에서 펼쳐진 무림대국에서 창 9단을 상대로 초반부터 대세를 리드한 끝에 10집반승을 거둬 2만달러(약 26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이날 대국은 초읽기 없이 대국자가 각각 일정시간(50분) 이상을 쓰면 무조건 패하는 ‘타임아웃제’로 진행돼 끝내기 단계에선 대국자들이 상대가 돌을 놓는 것과 동시에 착점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바둑돌 역할을 맡은 361명의 무술제자들이 흑백 옷을 입고 바둑판 앞에서 대국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 네오스톤

흑백 바둑돌로 변신한 무술제자들은 대국자의 착점에 따라 바둑판으로 들어갈 때 취권, 팔괘장 등 각종 무예를 선보여 관전객들을 즐겁게 했다. 이날 대국은 중국의 CCTV, 후난TV 등을 통해 중국 전역에 생중계됐으며 국내 케이블TV인 바둑TV도 생중계했다.이번 ‘무림대국’은 ‘세계 최대의 바둑판’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 최초의 바둑대회’ ‘제작에 가장 많은 돈(16억원)을 들인 대회’등의 기록을 남겼다.조 9단은 “1989년 잉창치(應昌期)배에서 우승했을 때보다 더 기쁘다”며 “백돌로 등장한 무술제자들이 수고했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