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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협상 전략부재 질타]“쌀 개방 협상 포기했나”

입력 | 2003-09-22 18:45:00


22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부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농정 지원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농산물 개방과 관련해서는 당적이나 정파를 초월해 시장 사수에 소극적인 정부를 질타했다.

국감 공조를 결의한 한나라당 주진우(朱鎭旴) 의원과 통합신당 이우재(李佑宰), 정장선(鄭長善) 의원은 공동 질의자료를 통해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을 다룬 칸쿤 각료회의에서 한국 정부는 관세 상한 설정 반대 등 당초 목표를 선언문 초안에 거의 반영시키지 못했고 협상력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장성원(張誠源·민주당) 의원도 “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 등이 쌀 개방이 불가피하다고 발언한 것은 협상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정부의 태도를 비난했다.

문석호(文錫鎬·통합신당) 의원도 “농민운동가 이경해(李京海)씨의 죽음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를 협상에 활용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무능하게 대처했다”고 질책했다. 그는 또 “쌀의 관세 개방이 이뤄지면 국내 쌀 산업은 2015∼2020년쯤에는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방호(李方鎬·한나라당) 의원도 “우리 정부가 DDA 농업협상의 세부원칙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쌀 재협상에 임하는 어려운 입장에 처하게 됐다”면서 전략과 대책을 따져 물었다.

농해수위는 이날 국정감사와 함께 ‘위기에 봉착한 한국 농업의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라는 제목의 결의문을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채택했다.

위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농업협상에서 개도국 지위 유지 및 쌀 관세화 유예 관철 △농업 분야에 대한 획기적인 재정 투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획기적인 중장기 대책 강구 △국민들의 농업 살리기 동참을 촉구했다.

위원들은 또 농업과 농촌을 살리기 위한 법률 제정이나 개정, 예산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내용의 ‘400만 농어민들을 향한 약속’도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국감 직후 농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농어민 표’를 의식해 오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많았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