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젊은 기획
‘캥거루 잭’을 보기 전 세 가지를 먼저 알아둬야 한다. 첫째, 주인공은 캥거루가 아니다. 둘째, 캥거루는 말을 하거나 엽기적으로 굴지 않는다. 셋째, 진짜 캥거루인 ‘캥거루 잭’은 영화시작 30분이 지나야 등장한다.
이 영화는 단짝친구들의 좌충우돌 로드무비다. 컴퓨터 그래픽을 덧입히긴 했지만 캥거루 잭은 뻘줌한 표정을 짓거나 2단 앞차기를 날리는 정도의 ‘오버’만 한다.
백인 찰리와 흑인 루이스는 훔친 TV를 운반하다 엉겁결에 찰리의 의붓아버지이자 갱단 보스인 살의 장물창고로 경찰을 끌어들인다. 살은 ‘마지막 기회’라며 호주 오지에 있는 자신의 동업자에게 5만 달러를 전달하고 올 것을 지시한다. 호주에 도착한 둘은 차를 몰다 캥거루 한 마리를 친다. 캥거루에 잭이라는 이름을 붙인 루이스는 재킷을 입히고 기념사진을 찍지만, 돌연 깨어난 캥거루는 돈이 든 재킷을 입고 줄행랑을 놓는다.
안소니 앤더슨(루이스)의 무식대담하면서도 따스한 연기와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제리 오코넬(찰리)의 신경증적인 표정이 재미있다. 다른 사람들이 두 사람의 대화와 행동을 오해하면서 웃음이 유발되는 코드가 반복된다. 위험을 무릅쓰고 전해야 할 돈이 고작 5만 달러(약 6000만원)인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가져봄 직하다. 26일 개봉. 전체 관람 가.
이승재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