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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여자월드컵 활약 北 진별희‘꿈에서도 공차는 처녀’

입력 | 2003-09-23 18:01:00

6월 ‘인민체육인’ 칭호를 받은 북한 여자축구팀의 간판 골잡이 진별희. 동아일보 자료사진


‘진별희는 어려서부터 축구를 좋아했고 벌차기(프리킥)를 도맡을 만큼 자질이 뛰어났다.’

북한의 해외홍보용 잡지 ‘금수강산’이 7월호에서 북한 여자축구팀의 간판 골잡이 진별희(23·사진)를 ‘꿈에서도 축구를 하는 처녀’라며 자세히 소개했다.

진별희는 21일 미국 필라델피아 링컨파이낸셜필드에서 열린 2003미국여자월드컵 A조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와의 첫 경기에서 2득점 1어시스트로 팀에 3-0의 승리를 선사한 주인공.

큰오빠를 따라 어깨너머로 축구를 즐기던 진별희는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축구소조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평생 빛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막내딸의 이름에 ‘별’자를 넣은 어머니는 “너 손풍금을 하지 않으련? 그럼 기타는? 컴퓨터는?”이란 말로 마음을 돌려보려 했지만 오히려 “엄마, 축구하면 뭐가 나쁘나요”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는 것.

진별희의 어머니는 축구전문가들로부터 ‘육체적 조건과 기질이 훌륭한 선수가 될 자질이 있다’는 말을 듣고서야 마음을 돌렸고 진별희는 그 뒤 월미도체육선수단에 들어갔다. 진별희는 “제일 즐거운 순간은 저녁에 훈련일지를 정리할 때이고 제일 통쾌한 순간은 제13회 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대회(2001년) 중국전에서 처음으로 3골을 넣었을 때”라고 금수강산에 밝혔다. 금수강산은 또 “변함없이 중앙공격수 10번 위치에 있는 진별희는 11명의 선수 모두가 조국이 사랑하는 꽃 ‘11개의 별’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별희는 6월 제14회 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이금숙 이경희와 함께 ‘인민체육인’ 칭호를 받았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