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서 김인후 선생의 학문적 위업을 기리는 추향제가 23일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리 필암서원에서 열렸다. -장성=정승호기자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 하서 김인후(河西 金麟厚·1510∼1560) 선생을 기리는 추향제(秋享祭)가 23일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리 필암서원에서 열렸다.
이날 추향제에는 이수성(李壽成) 전 국무총리, 유한상(柳漢相) 성균관 고문, 박종달(朴鍾達) 광주향교 이사장, 안진오(安晋吾) 필암서원 산앙회장, 김달수(金達洙) 울산김씨 대종회장, 김동철(金東喆)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신량(金臣亮) 장성교육장과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추향제는 제물을 바치는 봉진례(奉進禮), 비단을 바치는 전폐례(奠幣禮), 술잔을 바치는 초헌례(初獻禮)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초헌관을 맡은 이 전 총리는 “하서 선생은 영남의 퇴계 이황(李滉) 선생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조선시대 도학에 큰 자취를 남긴 호남의 대현(大賢)”이라고 말했다.
추향제가 끝난 뒤 안동교(安東敎)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서원 내 청절당(淸節堂)에서 ‘하서 선생의 경연활동과 군주교육’을 주제로 강론했다.
그는 “하서 선생의 군주론 근간은 ‘덕치주의’”라며 “선생은 학문을 통해 도덕성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명한 정책을 펼치며 백성들을 보호하는 것을 군주의 최대 임무로 보았다”고 말했다.
국가사적 제242호인 필암서원은 호남 유림이 하서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선조 때 창건한 사우(祠宇)로 대원군의 서원철폐 때도 피해를 보지 않은 유서 깊은 곳이다.
장성군은 총사업비 200억원을 투입해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서원 안에 유교 교육관과 생활관, 전망대 등을 건립하는 필암서원 성역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장성=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