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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요리는 과학, 부엌은 실험실”…대학학과 잇단 개설

입력 | 2003-09-23 18:39:00


‘부엌은 과학실험실.’

이제 요리 마니아들은 ‘맛있게 만드는 법’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요리에 적용되는 과학을 탐구하려는 아마추어 음식과학자들이 늘고 있다고 21일 전했다.

분자미식학, 요리과학, 음식화학 등의 신조어가 생겨났으며 ‘미국의 부엌실험실’ ‘음식의 비밀’ ‘아인슈타인은 요리사에게 뭐라고 말했을까’ 등 이른바 과학요리책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코카콜라 석쇠구이치킨 항목을 보면 조리법 외에 “설탕기와 소금기가 있는 물에 적시면 닭고기의 육질이 수분을 더 많이 머금게 된다”는 설명이 덧붙는다. 레몬 등으로 양념한 회요리의 일종인 ‘세비체’에는 “레몬산이 생선의 단백질과 반응해 날것이지만 조리한 듯한 맛을 내준다”는 설명이 따른다.

음식 및 요리 전문 사이트들에는 ‘알루미늄 프라이팬과 알츠하이머병의 상관관계’ 같은 주제가 토론방에 올라온다. 생선 요리를 비커에 담아주는 레스토랑도 등장했다.

뉴욕 타임스도 최근 음식학이나 미식학이 하나의 전문적인 학문 분야로도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포도주와 음식의 나라’인 프랑스는 미국의 경영대학원 학위과정(MBA)에 필적하는 전문요리대학을 설립할 계획이다. 연구 분야에는 역사학, 포도주 연구, 사회학, 의학, 식품영양학 등이 망라된다. 이탈리아에서도 내년 미식과학대학이 문을 연다.

지금까지 음식만들기 실습 위주로 강의해온 미국요리연구소(요리학원)들은 4년제 학위 과정을 도입하고 있다. 식품뿐 아니라 레스토랑 경영학도 포함할 계획. 1991년부터 음식학 학부 과정을 운영해온 보스턴대는 음식사학에 대해 박사과정을 개설할 방침이다. 뉴욕대에서는 1994년부터 음식학 학부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