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방부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의 이틀째 국정감사에서는 군내 지역편중 인사문제를 두고 여야 의원 사이에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설전이 벌어졌다.
박세환(朴世煥·한나라당) 의원이 군내 지역별 편중인사 문제를 거론하며 국방부 인사국장 등에게 “왜 인사자료를 주지 않느냐”고 질타한 데 이어 천용택(千容宅·통합신당) 의원이 “왜 인사자료 보안을 유지하느냐. 편중인사하고 있어서 그러냐. 편중인사는 70년대 얘긴데…”라며 거들고 나선 것이 발단이었다.
이에 조영길(曺永吉) 장관이 답변을 시작하자 갑자기 맞은편에 앉아있던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한나라당) 의원이 “천용택 장관 할 때부터 잘못됐다”며 포문을 열었다.
서 의원은 “(천 의원이) 70∼80년대 얘기했는데 김대중 정부 때부터 잘못됐잖소. 천 의원은 가만히 있어야지”라면서 “장관한 지 얼마나 됐다고. 나라를 이 꼴로 만든 게 누군데”라고 칼날을 세웠다.
이에 흥분한 천 의원은 “70∼80년대 편중인사 얘기하는데 왜 시비냐. 그렇게 안 봤는데 어떻게 당 대표까지 했어”라고 맞불을 놓자 서 의원도 “뭐 저런 게 다 있어”라며 맞받아쳤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장영달(張永達) 위원장이 “서운한 게 있으면 국회에 가서 하자”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으나 흥분한 두 의원은 계속 고성과 삿대질을 교환했다.
특히 서 의원이 “(병역비리를 폭로한) 김대업과 짜고 했잖아”라고 소리치자 천 의원은 서 의원을 향해 “왜 자기가 나서 지랄이야. 발언 책임질 수 있어”라며 되받았다.
천 의원은 이어 장 위원장에게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고 “1998년부터 장관을 했는데 68∼88년 해병대의 경우 호남에서 장군이 한명도 없어서 해병대의 장성 공석이 네 자리가 났을 때 호남과 영남엔 한명씩, 수도권엔 두 자리를 줬다. 이게 왜 편중인사냐”고 항변했다.
두 의원이 욕설과 고성으로 일관하자 장 위원장은 의사 진행봉을 두드려 15분간 정회를 선언했다. 정회 시간에 두 의원은 감정을 추스른 듯 회의가 속개된 뒤에는 더 이상 서로 비방을 하지 않았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