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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포커스]혼자 잘 한다고 되나?

입력 | 2003-09-24 11:53:00


최근 메이저리그 MVP에 대한 기사가 자주 눈에 띄고 있는데 그 이유는 시즌 막바지에 이르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관의 제왕인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이하 A로드)의 수상 여부가 올 시즌 큰 관심거리인 탓이다.

데뷔 이후 줄곧 메이저리그에서 월등한 기량을 선보인 A로드이지만 매 시즌 소속팀의 성적 부진으로 인해 MVP를 수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지난해에는 메이저리그 양대 리그를 통틀어 홈런 1위(57개), 타점 1위(142개), 0.300의 타율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소속팀 텍사스가 지구 최하위에 머물면서 미구엘 테하다(오클랜드 애슬래틱스)에게 MVP를 빼앗기고 말았던 것.

올 시즌에도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인 47개의 홈런, 122득점, 장타율(0.603) 1위에 타점 2위(117타점)으로 지난해에 못지않은 기록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개인의 활약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야구는 혼자만 잘 한다고 해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결코 아님을 알 수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는 야구가 단체 스포츠라는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어 개인 성적이 월등히 뛰어나더라도 팀 성적을 우선한다는 것을 A로드의 MVP수상 실패의 경험에서 배울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팀이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개인 성적이 우수하면 MVP를 수상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한국프로야구 정규시즌 MVP 최다 수상자인 이승엽(4회 수상)은 최고 선수에 오른 4시즌 중 소속팀의 우승은 단 한 차례 밖에 없었고 개인 기록인 홈런 타이틀을 따낸 경우에는 꼭 MVP에 올랐던 것.

만약 MLB도 개인 성적을 우선시하는 성향이 짙었다면 A로드는 아마도 지금껏 서너 차례의 MVP는 충분히 수상하고도 남았을 선수.

그 동안 개인 성적에 비해 운이 없었던 A로드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미국 스포츠 전문케이블 방송 ESPN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실시한 ‘2003년 AL MVP’에 대한 설문에서 A로드가 38.1%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고 각종 언론 매체에서도 A로드에 대한 동정론 바람이 불고 있다.

비록 소속팀 텍사스가 올해도 어김없이 지구 꼴찌를 달리고 있지만 A로드의 올 시즌 MVP대세론은 시즌 끝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의 성향까지도 바꾸어 버리는 A로드의 야구 실력, 정말 현역 최고의 야구선수가 아닌가 싶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