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큐리텔 PG-12001
《‘벨소리 진화의 한계는 어디인가?’ 요즘은 자동차 경음기에도 안 쓰는 단음인 ‘뚜∼’ 소리만으로 휴대전화 벨소리를 표현했던 1화음(Poly). 1990년대 중반 휴대전화가 대중화 했을 때 ‘따르릉’ 소리가 아닌 멜로디로 벨소리를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됐다. 그런 90년대 후반 들어 벨소리는 4화음, 8화음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2001년 7월 처음으로 기차소리나 새소리 등 자연음을 유사하게 낼 수 있는 16화음으로 발전했다. 말 그대로 16가지 종류의 악기 소리나 음향을 낼 수 있는 16화음의 시대는 그러나 길지 않았다. 작년 2월 삼성전자는 40화음 컬러휴대전화를 내놓고 벨소리 경쟁을 본격화 했다. 휴대전화 벨소리가 자연음에 가까워지면서 이제 공공장소에서 벨이 울려도 과거 신경을 찌르는 듯한 1화음 벨소리 시절에 비해 사람들의 눈총도 덜 받게 됐다. 숲 속의 바람, 또는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 같은 벨소리는 오히려 바쁜 일과속 잠깐의 청량제로도 손색이 없는데….》
▽64화음 스테레오 납시오=삼성전자 팬택&큐리텔 모토로라 등은 최근 64화음 스테레오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를 잇달아 내 놓았다. 이들 제품은 모두 휴대전화 양쪽에 달린 두 개의 스피커로 64가지 악기 또는 음향을 조합해 벨소리를 내는 게 특징. 소리를 양쪽 스피커로 나누어 재생하기 때문에 한 개 스피커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입체음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숫자 판의 1 4 7을 누를 때는 왼쪽 스피커로, 2 5 8은 양쪽 스피커로 동시에, 3 6 9 는 오른쪽 스피커로만 키톤을 내게 할 수 있는 것. 새나 벌이 날아가는 소리에 방향감을 더할 수도 있다. 또 낼 수 있는 악기 소리가 많아져 40화음에 비해 그만큼 자연음에 가까운 소리를 낼 수 있다.
LG전자 스테레오폰, 삼성SCH-E2501, 모토로라 MS2001
▽어떤 제품이 있나=삼성전자의 ‘64화음 스테레오 카메라폰’(SCH-E250)에는 기분전환을 위한 시원한 물 흐르는 소리가 내장돼 있다. 백조의 호수 등 클래식과 테크노 댄스 등 신나는 멜로디도 마치 소형 워크맨으로 음악을 듣듯 감상할 수 있다.
팬택&큐리텔의 ‘3D 사운드폰’(PG-1200)도 스테레오 입체음향으로 즐길 수 있는 30여 가지의 벨소리가 내장돼 있으며, 게임 역시 입체음향으로 즐길 수 있다.
모토로라 코리아가 내놓은 ‘슬림모토’폰(MS200)은 64화음 스테레오 기능을 갖췄으며 감각을 중요시 하는 젊은층을 겨냥해 독특한 디자인에 무게와 크기를 줄였다.
LG전자도 22일부터 시판중인 카메라 내장형 휴대전화(LG-SD210, LG-KP2100, LG-LP2100)에 64화음 벨소리 기능을 장착했다.
▽64화음 벨소리 내려받기=64화음 시대에 맞춰 SK텔레콤 KTF LG텔레콤등 이동통신업체들도 다양한 64화음 벨소리를 무선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생일축하곡 군대 기상 나팔소리나 개그콘서트 세바스찬의 ‘나가있어∼’, ‘당근쏭’ ‘숫자쏭’과 같은 ‘쏭 시리즈’ 벨소리를 다운로드 할 수 있으며 값은 40화음보다 다소 비싼 건당 450원선이다.
▽100화음 나올까?=전문가들은 지금 휴대전화 하드웨어 기술에서 벨소리 발전의 한계는 64화음이라고 말한다. 64화음 이상 정교하게 음을 표현해도 여러 가지 스피커 중 가장 고음만 재생하는 ‘트위터’급인 휴대전화 스피커로는 구분하기 힘들다.
저음을 표현하려면 공기 흐름을 차단할 수 있는 공간이 스피커 뒤에 마련돼야 하는데 휴대전화에서는 그 공간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64화음 이상으로 벨소리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손톱 절반 크기의 저음 스피커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