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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In&Out]황금시간대와 죽음의 시간

입력 | 2003-09-24 18:00:00


TV홈쇼핑 채널에서는 온종일 상품이 소개됩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화면 뒤에서는 불꽃 튀기는 두뇌싸움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더 많은 물건을 팔기 위해서죠.

홈쇼핑에서의 방송시간은 백화점 판매대나 마찬가지입니다. 백화점에서 눈에 잘 띄는 판매대에 상품을 진열하면 물건이 잘 팔리듯이 홈쇼핑에서는 좋은 시간에 방송을 내보내야 매출로 연결됩니다.

홈쇼핑의 황금시간(프라임타임)대로는 일반적으로 오후 9시부터 밤 12시까지, 그리고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를 꼽습니다.

시청자의 나이 성별 등을 고려해서 타깃 고객층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을 노출시키는 것이 노하우입니다. 오전에는 주시청자가 주부들이어서 침구 인테리어용품 내의 이미용품 등이 편성됩니다. 오후에는 여성의류-아동용품-생활용품 순으로 방송되고 저녁식사 때는 갈비 김치 등 식품과 건강식품을 노출시켜 시장기를 느끼는 시청자를 유혹합니다.

저녁 프라임타임에는 가족이 함께 상의해서 구매 여부를 결정할 만한 가구 가전 PC 등을 내보냅니다. 심야에는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고객 비중이 높아 남성과 직장여성 독신자용 상품이 편성됩니다.

홈쇼핑 매출은 공중파TV 시청률에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공중파TV 시청률이 20%를 넘어가면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시청률이 50%에 육박하는 인기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간은 홈쇼핑업체에는 ‘죽음의 시간’으로 통합니다.

그러나 시청률 높은 드라마가 있으면 시작 20∼30분 전부터 TV 앞에 모이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홈쇼핑업체들은 드라마 시간에 팔지 못하는 매출을 보충하기 위해 이 시간을 집중 공략하기도 합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