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생겼다는 말보다는 농구 잘한다는 얘기를 듣겠다.”
프로농구 모비스의 신인 김동우(23·1m97·사진)는 ‘코트의 꽃미남’으로 불린다.
곱상한 외모 때문에 붙여졌지만 프로 데뷔를 앞둔 요즘 그는 “이 별명을 싫다”고 말한다. 부드러운 이미지 대신 강인한 승부 근성을 갖춘 파이터로 변신하겠다고 다짐했기 때문.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호주 시드니에서도 김동우는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다. 몸싸움을 싫어하던 그가 호주 프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덩치 큰 호주 선수들을 맞아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듯 악착같이 막아내고 있다. 24일에는 리바운드를 다투다 오른쪽 눈 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으나 마치 훈장이라도 얻은 것처럼 더욱 끈질긴 수비를 펼쳤다.
올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히는 영광을 안은 김동우는 다음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고 신인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상대 슈터 수비를 위한 스피드와 근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
모비스 최희암 감독은 “스몰포워드로서 외곽 플레이와 함께 신장의 우위를 살린 포스트 공략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줄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지난 3년 동안 1순위로 지명된 신인 가운데 이규섭(삼성)과 김주성(TG)이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기에 김동우 역시 챔피언 반지에 대한 야망이 대단하다.
삼손처럼 뒷머리까지 치렁치렁 기른 김동우는 “주위의 관심이 큰 만큼 부담도 된다. 신인왕 같은 개인 타이틀 보다는 팀이 지난 시즌보다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몸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드니=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