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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조병상/태풍때 뮤지컬 보고 골프…공직기강 설까

입력 | 2003-09-25 18:40:00


추석 연휴 마지막 날, 태풍 ‘매미’가 한국에 근접해 큰 피해가 예상되던 위기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가족과 함께 뮤지컬을 관람 중이었고, 경제부총리는 골프를 포함한 연휴를 즐기고 있었다니 분통이 터진다. 이날 제주와 영호남 일대는 태풍경보 발령과 함께 전 공무원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었고, 국민 역시 TV를 시청하며 걱정과 근심으로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과 부총리가 한가하게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니 이 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대통령과 부총리는 당연히 태풍 피해 상황을 보고 받고 비상근무 중인 공무원들을 독려해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했어야 마땅하다. 노 대통령은 뮤지컬 관람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긴 했지만 형식적인 유감 표명에 그친 인상이다.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각료들의 상황인식이 이러하니 청와대 당직 근무자가 전화를 받지 않는 해프닝이 발생하고, 일부 비서진들이 헬기를 타고 가족 동반 나들이를 하고, 청와대의 핵심 비서관이 술집에서 향응을 받다 몰래카메라에 찍혀 물러나는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 정부는 이제라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조병상 서울 성동구 성수2가3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