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로 침수됐던 건물의 복구 문제로 고민하던 주상복합빌딩 관리소장이 자살했다.
25일 오전 7시10분경 경남 마산시 남성동 H상가 6층 관리사무소에서 이 건물 아파트 담당 관리소장 조모씨(37·마산시 월영동)가 극약을 마시고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이모씨(59)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조씨 옆에는 부인과 입주민 앞으로 쓴 유서 2통과 농약 병이 놓여 있었다.
조씨의 유서에는 ‘최선을 다해 입주민을 도와 피해 복구에 전력했으나 감당하기 어려워 죄송합니다. 합심하여 정상 기능이 회복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조씨의 부인은 경찰에서 “12일 태풍 ‘매미’로 피해가 생긴 이후 남편이 거의 집에 들어오지 못했으며 복구 문제로 고민해 왔다”고 진술했다.
이번 태풍으로 지하 6층, 지상 18층인 H상가는 지하층 대부분이 침수되면서 점포 10여곳과 차량 20여대가 피해를 입었고 기계실이 복구되지 않아 75가구의 입주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경찰은 유서 내용과 부인의 진술 등으로 미뤄 조씨가 수해복구와 사후처리 문제 등을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마산=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