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상천 대표(오른쪽)와 당직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민주당을 만든 사람들’에 관한 사진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안철민기자
“호남당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중도개혁 노선으로 수도권에서 승부를 걸겠다.”
민주당이 25일 단행한 당직 개편에서는 이런 지도부의 의지가 단적으로 드러났다.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대변인, 대표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가 모두 서울 경기 지역구 의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보수 성향 의원들과 김영환(金榮煥) 정책위의장처럼 개혁적 이미지를 갖춘 의원을 적절히 안배했다. “합리적 보수와 건전한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개혁적 전국정당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박상천(朴相千) 대표의 총선 전략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당내에서는 국감 후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가 사퇴할 경우 추미애(秋美愛) 의원을 총무로 선출해야 한다는 기류도 확산되고 있다. 개혁 성향을 띤 첫 여성총무를 내세워 신당과 개혁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김중권(金重權) 전 대표와 최명헌(崔明憲) 고문을 최고위원에 내정한 것은 영남권과 이북5도민을 고려한 조치. 민주당은 거물급 외부 인사를 최고위원으로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이번 인선을 위해 사흘을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사무총장의 경우 ‘김경재(金景梓) 카드’가 부상하기도 했으나, 비호남 지역구에 당 재정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장재식(張在植) 의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대변인으로는 당초 함승희(咸承熙) 정범구(鄭範九) 의원 등이 거론됐으나 본인들이 고사했고 막판에 ‘쓴 소리’로 알려진 김성순(金聖順) 의원이 낙점됐다.
한편 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적 문제에 대해 “민주당은 노 대통령을 공천해 당선시킨 원죄가 있다”며 “대통령이 하루 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노 대통령의 탈당을 거듭 촉구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