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지만 한국축구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25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안컵축구대회 2차 예선 E조 1라운드 1차전. 한국이 베트남을 5-0으로 꺾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재를 그대로 표출했고 잦은 패스미스와 볼 컨트롤 미숙으로 개운치 못한 플레이를 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9위인 한국과 98위인 베트남. 게다가 베트남은 23세 이하 올림픽대표팀으로 구성돼 있어 ‘월드컵 4강 신화’의 한국에 비해 몇 수 아래.
김도훈과 최성국을 투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붙였지만 쉽게 골을 낚아내지 못했다. 패스미스와 볼 트래핑 실수로 좀처럼 골 찬스를 만들지 못했고 결정적인 순간에 김도훈과 최성국 등이 날린 슛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걸리거나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전반에만 12개의 슛을 날렸지만 단 1개만 골네트를 갈랐다. 게다가 지나치게 중앙돌파를 고집하다 수비로 일관한 베트남에 빈번히 걸렸으며, 방심하다 상대의 역습을 허용해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반 35분 ‘캐넌슈터’ 이기형의 대포알 슈팅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후반 들어 날개로 포지션을 바꾼 최성국과 김대의의 측면 돌파가 제대로 이뤄지고 미드필드에서 패스가 한 템포 빨라지면서 공격에 활기를 찾았다.
한국은 후반 14분 오른쪽을 파고들던 최성국이 코너 부근에서 찔러준 볼을 조재진이 받아 넣어 추가골을 넣었고 9분 뒤 김도훈이 최성국의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 쐐기골을 낚았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김대의와 우성용이 추가골을 터뜨려 ‘월드컵 4강의 추억’을 되새겼다. 한국은 27일 오만과 2차전을 벌인다.
앞서 열린 경기에선 오만이 네팔을 7-0으로 대파했다.
인천=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