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뜰채가 이승엽의 홈런볼을 낚아챘다.
25일 광주구장에서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외야석 오른쪽에 자리 잡은 관중들은 모두 일어서 환호했다. 6회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야구공이 날아오자 수십명의 관중이 미리 준비해 온 뜰채를 번쩍 들어올렸다.
55호 홈런볼을 잡은 주인공은 대학생 박대운씨(23·광주 운암동). 서강정보대 소방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씨는 친구 3명과 함께 이번 기아-삼성의 4연전 중 이날 유일하게 관전하러 왔다가 행운을 잡았다. 그는 TV중계 때 눈여겨본 뜰채를 준비해 오는 치밀함을 보였다.
박씨는 “공이 빨려 들어오는 순간 기분이 최고였다. 한마디로 ‘대박’을 터뜨렸다”며 활짝 웃었다. 박씨는 또 “꿈을 꾸진 않았으나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가 좋아하는 선수는 기아 이종범. 박씨는 “이제부터 이승엽을 좋아해야겠다. 56호 홈런볼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1남1녀 중 막내인 그는 ‘홈런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만일 이 홈런볼로 돈을 벌게 되면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삼성구단은 홈런볼에 대한 아무런 보상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광주=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