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Q로 살아라/김무곤 지음/265쪽 1만900원 김영사
저자가 창안한 개념인 NQ(Network Quotient)는 공존지수(共存指數)라는 의미. 한국사회가 ‘연줄’에서 ‘네트워크’의 시대로 돌입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붉은 악마’, ‘촛불 시위’ 등은 그 가능성의 두드러진 예란 것.
연줄 혹은 인맥과 네트워크의 차이점은 전자가 한번 맺어지면 어지간해서는 와해되지 않을 만큼 단단하되 폐쇄적이라면, 후자는 개방형이되 느슨하다는 것. 혈연 지연 학연 등의 경우 연줄에 끼이는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거나, 한다 해도 진입장벽이 높다.
반면 네트워크에는 문지기가 없지만 내부자가 되는 것만으로 덕을 볼 수는 없으며 연결고리가 느슨한 만큼 자신이 관리하지 않으면 언제든 탈락될 수 있는 ‘상호반응’형이라는 것. 저자는 네트워크 관리를 위한 실용적인 지침들을 제시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지금 힘없는 사람이라고 우습게보면 나중에 큰코다친다 △남을 도와줄 때는 화끈하게 도와줘라=미적거리거나 조건을 달지 마라. 괜히 품만 팔고 욕먹는다. △불필요한 논쟁을 하지 마라=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남의 기획을 비판하지 마라=너나 잘 해라 △수위아저씨 청소부 아줌마에게 잘 해라=정보의 발신지이자 소문의 근원일뿐더러, 네 부모의 다른 모습이다 △조의금은 많이 내라=사람이 슬프면 조그만 일에도 예민해진다. 2만, 3만원 아끼지 마라. 나중에 다 돌아온다 △가능한 한 옷을 잘 입어라=외모는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수입의 1% 이상은 기부해라=마음이 넉넉해지고 얼굴이 확 핀다 등.
저자는 역사상의 위인들과 그 실천 역시 ‘NQ’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자신이 가진 가장 좋은 포도주를 내놓을 줄 알았던 예수는 ‘다른 사람을 최고로 대접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높인 사례’로 꼽힌다. 석가모니는 먼저 말하지도 가르치려고도 하지 않는 위대한 청취자였다. 모든 불경의 첫 구절이 ‘나는 이렇게 들었다(如是我聞)’로 시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것. 책 끝에는 NQ측정표가 있다.
도쿄대에서 사회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현재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그 스스로도 ‘마당발’로 꼽힌다.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