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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이호철/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입력 | 2003-09-26 18:03:00

이호철


자전거와 ‘친구’가 된 지 5개월이 됐다. 필자가 자전거와 인연을 맺은 것은 아침 출근길에 서울 한강변을 시원하게 내달리는 자전거 행렬을 보고나서부터였다. 학창시절, 자전거로 등교하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다.

자전거로 강변을 달려보겠다는 생각에 인터넷의 광고 메일을 보고 망설임 없이 자전거를 한 대 구입했다. 자전거가 배달된 날 한강변으로 나갔다. 방화동에서 출발해 여의도까지 왕복 30여km를 약 2시간 만에 주파했다. 시원한 강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타는 기분은 ‘행복’ 그 자체였다.

이제 자전거 타기는 내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자전거를 타면서 그동안 잊고 지나쳤던 푸른 숲과 풀벌레 소리도 접할 수 있었다. 힘차게 페달을 밟다보면 자연스레 정신을 집중하게 되고 몸도 한결 가벼워졌다. 의학적으로 자전거 타기는 심폐기능을 좋게 하고 관절을 단련시키는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이라고 한다. 특히 허리 엉덩이와 다리 등 하체 발달에 좋다고 한다. 자전거는 나에게 심신의 건강을 선물한 셈이다.

‘칼의 노래’라는 소설을 발표했던 김훈씨가 1999년 가을부터 1년 동안 그의 자전거 ‘풍륜(風輪)’으로 전국의 산천을 여행한 뒤 쓴 ‘자전거 여행’이라는 에세이를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나가는 일은 복되다”라고 자전거 여행의 감회를 표현했는데 나 역시 공감한다.

최근 서울시는 5년간 한강을 비롯해 지류하천 자전거도로를 연결해 ‘자전거도로 네트워크’를 만들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경기도 역시 3408억원을 들여 자전거도로를 4596km까지 확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계획들이 공약(空約)으로 끝나지 않고 인도(人道)의 절반이 자전거도로인 유럽처럼 한국도 ‘자전거 천국’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건강 증진은 물론 교통체증 해소와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행정이라고 생각한다.“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명언도 있지만

나는 오늘, 그리고 내일도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달릴 것이다.

이호철 한국자원재생공사 홍보팀장

서울 강서구 방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