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건강지키기 홍보대사에 위촉된 남궁원씨(오른쪽)가 서울대 의대 비뇨기과 최황 교수로부터 전립선 질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권주훈기자 kjh@donga.com
《남성은 두 번 세월의 속절 없음을 절감한다. 한 번은 갑자기 신문이 보이지 않을 때, 즉 원시(遠視)가 왔을 때이고 다른 한 번은 젊었을 때 요강을 깰 정도였던 ‘오줌발’이 서지 않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아 안절부절못할 때이다. 수은주가 내려가면 오줌발이 시원치 않은 사람은 특히 괴롭다. 날씨가 추워지면 골반근육이 잘 이완되지 않아 소변을 볼 수 없게 되는 것. 병원 응급실에는 오줌보에 소변이 꽉 찼는데도 소변을 볼 수 없어 실려 오는 급성 요폐 환자가 급증한다. 또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감기에 걸려 감기약을 복용하면 약에 들어 있는 교감신경 흥분 성분이 배뇨 작용을 방해해 증세가 악화된다.》
대한비뇨기과학회(이사장 최황 서울대 어린이병원장)는 전립선(전립샘) 환자들이 이런 고충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기 위해 10월 5일을 ‘전립선 건강의 날’, 이후 11일까지를 ‘전립선 건강 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본보는 이 행사를 후원한다.
학회는 영화배우 남궁원씨(70·본명 홍경일)를 전립선 건강지키기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한국의 그레고리 팩’ 남궁씨는 한양대 공대 출신의 인텔리 배우. ‘빨간 마후라’ ‘남과 북’ ‘내시’ ‘피막’ 등 숱한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 왔다. 언젠가 간첩 역을 맡으려 했지만 미리 대본을 입수한 당시 중앙정보부에서 “미남이 간첩 역을 맡으면 아이들 가치관에 혼란이 온다”며 말린 적이 있을 정도로 잘 생겼다.
그는 “비뇨기과 하면 성병, 발기부전 등이 연상돼 처음에는 망설였다”면서 “그런데 최근 동창 모임에서 친구들이 모두 전립선 얘기만 하는 걸 보고 수락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남궁씨는 24일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최황 이사장을 만나 도대체 전립선이 무엇인지부터 물었고 최 이사장은 인체 모형도를 보여주며 이에 대해 설명했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에서 요로를 둘러싸고 있는 장기로 정액 성분의 20∼30%를 차지하는 전립선액을 만든다. 전립선액에는 정자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각종 영양소와 효소가 들어 있으며 밤꽃 냄새가 나는 것은 이런 성분 때문이다. 태어날 때에는 보일락 말락 하지만 사춘기 때부터 조금씩 커져 20g까지 커진다. 밤톨 모양이어서 대한해부학과학회에서는 ‘밤톨샘’이라고 부른다.”
―전립선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
“전립선은 주로 35세 이후부터 커지며 40대 이후에는 오줌이 나오는 길을 압박한다. 이때부터 사람에 따라 각종 배뇨장애가 생기는 것이며 이것을 전립선 비대증이라고 부른다. 이 병은 60대의 60%, 80대의 9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전립선 질환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염증이 생기는 전립선염과 악성종양인 전립선암이 있다. 전립선암은 국내에서는 드물지만 최근 급증하고 있다. 서양에서는 남성암 중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친구들 대부분이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것 같은데 모두 ‘양기가 부족해서’ ‘나이 탓인데 뭐’ 하며 치료받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치료를 꼭 받아야 하나.
“이 병을 방치하면 갑자기 오줌보가 막혀 소변을 못 보게 되며 오줌보, 콩팥 등의 기능이 손상돼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해도 비대증이 있으면 삶의 질이 크게 훼손된다. 치료를 받으면 새 삶이 펼쳐질 것이다.”
남궁씨는 이 부분에서 무릎을 쳤다. 그는 “정말 그런 것 같다. 친구들 중에는 마음먹은 대로 소변을 보지 못하고 차 속에서 소변을 지리는 이가 적지 않다. 깨끗하고 멋있게 살기 위해서라도 전립선 질환을 치료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 이사장에게 전립선 질환의 치료법에 대해 물었다.
“증세가 가벼우면 술과 카페인 음료의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배뇨습관을 들이면서 감기약, 신경안정제의 복용을 삼가는 등 생활요법을 따르면서 변화를 관찰한다. 증세가 좀 더 심하면 전립선과 주위 근육을 이완시키는 교감신경차단제나 전립선의 성장을 억제시키는 호르몬차단제를 복용한다. 증세가 아주 심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더러 개복수술을 하거나 항문을 통해 수술기구를 넣어 수술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튜브를 꽂아 특수한 주파수의 열을 보내 전립선의 비대조직을 태우는 경요도침소작술을 비롯해 온열치료, 레이저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선보였지만 아직 효과에 대해 논란이 있다.”
남궁씨는 “얼마 전 한 후배 배우가 전립선 수술을 받고나서 삶이 달라졌다며 주변에 수술을 권하고 있다”면서 “전립선 건강 지키기 홍보대사로서 전립선 질환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치료받으면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을 적극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전립선 질환 궁금증 풀어드립니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전립선 건강의 날’과 ‘전립선 건강 주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학회는 10월 5일 서울 송파구 오륜동의 올림픽공원에서 40여명의 의사가 참가한 가운데 전립선 건강의 날 선포식과 대규모 무료 상담 행사를 연다. 무료 상담은 오전 10∼12시에 열린다. 전립선 질환이 의심되는 사람은 2∼3분 동안 설문지를 작성한 뒤 의사에게 증세를 얘기하며 상담을 받으면 된다. 모든 참가자에게 지압(指壓) 공을 선물하며 간식을 제공한다. 노인을 위한 건강 체조 요령도 가르친다. 11일까지의 ‘전립선 건강 주간’에는 전국 6대 도시에서 전립선 무료 건강 강좌를 연다. 전국의 명의들이 전립선 질환에 대해 평소 가졌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준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비뇨기과학회 홈페이지(www.urology.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립선 주간 무료 건강강좌분류시간장소교수문의대전충청8일 오후 2∼3시충청하나은행 오류동본점 10층 강당을지의대 김대경충북대 의대 이형래042-254-6175, 486-7300부산경남9일 오후 2∼3시동아대의료원 5층 대강당부산대 의대 정문기051-240-5440, 240-5446고신대 의대 최성 등호남9일 오후 3∼4시전남대병원 대강당전북대 의대 박종관전남대 의대 박광성062-220-6700, 220-6718인천경기10일 오후 3∼4시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한림대 의대 조진선아주대 의대 김세중031-219-5270강원11일 오후 2∼3시춘천성심병원 대강당한림대 의대 이상곤한림대 의대 이성호033-252-9970(교환161)대구경북11일 오후 2∼3시경북대병원 강당경북대 의대 박윤규계명대 의대 김천일053-420-5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