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주금산에서 곤충전문가인 김성수 교사가 참가자들에게 곤충 이름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김원섭 동아사이언스기자
‘지글지글지글∼.’
“매미 소리가 조금 특이하지요? 소리만 듣고 매미 이름을 맞춰보죠. 지글지글∼, 마치 튀김을 만들 때 나는 기름 끓는 소리 같지 않나요? 이 매미는 기름 끓는 소리를 내고 날개가 기름 먹인 종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유지매미라고 한답니다.”
“저기 넓적한 주걱처럼 생긴 부리로 갯벌을 휘젓고 있는 새가 있지요? 이름이 뭘까요? 저렇게 부리로 휘저으며 먹이를 잡아먹는다고 해서 저어새라고 한답니다. 천연기념물 제205호지요.”
자연을 탐사하는 재미가 바로 이런데 있지 않을까? 꽁지를 바짝 쳐들고 있다고 명명된 밑들이란 이름의 곤충, 사향 냄새를 풍기는 사향제비나비. 이 모두가 동아사이언스가 주최한 생생탐사에서 만난 자연의 친구들이다. 지난 2개월 동안 새(강화도), 곤충(주금산), 식물(동강), 화석(시화호)을 주제로 4차례 떠난 생생탐사에서는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자연의 신비를 만날 수 있었다.
“대벌레를 처음 보는데, 이렇게 많이 보니까 너무 신기하네요.”
“와∼,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가재를 잡을 수 있다는 게 너무너무 신나요∼!”
“우리, 잡은 가재들은 갈 때 꼭 놓아주고 갑시다∼!”
벌써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자연 생태에 대한 지식은 물론 자연의 소중함을 가슴 속에 새긴 듯하다.
“이것도 공룡알 화석인가요?”
“오! 이것은 공룡알 화석의 작은 조각이군요. 새로운 발견인 걸?”
세계적으로 유명한 발견이 꼭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구라도 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있다면 발견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화석탐사에서 깨어진 공룡알 화석을 발견한 주인공은 바로 초등학교 2학년 박성환 어린이였다.
생생탐사의 한가지 특징은 학생뿐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모처럼 아빠, 엄마의 손을 붙잡고 찾아온 탐사에서는 자연의 소중함뿐 아니라 가족의 사랑이 함께 느껴진다.
사실 사람들은 모두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강화도 조류탐사를 떠날 때 가장 먼저 신청한 사람은 74세의 할아버지 박용운씨였다. 1970년대 초부터 조류 탐사단에서 활동한 자신의 경력을 소개하며 “자연을 만나고 이해하는 일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자연은 어른들을 동심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훌륭한 매개체다.
생생탐사의 또 다른 재미는 강사들의 구수한 입담이다. 동아사이언스가 발간하고 있는 생생탐사 시리즈의 저자이기도 한 강사들은 모두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탐사의 달인’이다. 서정화 조류생태사진전문가, 김성수 한국곤충학회 이사, 현진오 동북아식물연구소 소장, 박정웅 숭문고등학교 지구과학 교사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막상 탐사가 시작되면 아이들보다 부모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자연히 주말은 아빠와 엄마의 가족사랑 몫이 커질 것이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휴일은 답답한 가슴을 후련하게 열어주지 못한다. 모처럼의 주말에 온 가족이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자연으로 달려가는 것은 어떨까? 동아사이언스 생생탐사는 앞으로도 계속 매월 2회씩 자연의 품 속으로 달려갈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은 동아사이언스 홈페이지(www.dongaScience.com) 참조.
김원섭 동아사이언스기자 sbo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