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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보호소 탈주 외국인 3명 검거

입력 | 2003-09-28 18:34:00


법무부 산하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돼 있던 외국인 11명이 쇠창살을 자르고 탈주해 보호소 운영에 허점을 드러냈다.

탈주 외국인들은 형 집행이 끝나 강제출국을 앞둔 상태였으며 이 중 3명이 검거됐다.

보호소와 경찰에 따르면 27일 오전 1시경 경기 화성시 마도면 석교리 외국인보호소에서 이곳에 수용 중이던 카자흐스탄인 아도스킨 비탈리(25) 등 8개국 11명이 쇠창살을 자르고 도주했다.

당시 외곽순찰을 돌던 용역업체 경비원 이모씨(45)는 “1층 복도 창살 일부가 잘려져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보니 복도에서 3, 4호실로 연결되는 창문의 창살도 절단된 채 비누로 붙어 있었다”고 말했다.

달아난 외국인들은 3, 4호실에 수용돼 있던 26명 중 11명으로 모두 푸른색 운동복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수용자 복장이었다. 복도에선 창살 절단에 사용된 길이 7cm가량의 쇠톱이 발견됐다.

탈주한 외국인 가운데 조선족 김모씨(36)는 탈주 당시 다리를 다쳐 이날 오전 5시20분경 보호소 뒤편 야산에 숨어 있다가 경비원에게 붙잡혔다.

또 방글라데시인 가쿨 찬드라센(21)은 이날 오후 8시경 같은 국적의 동료 숙소인 경기 광주시 초월면 선동리의 한 공장 기숙사에서 보호소 직원에게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중에는 특수강도와 마약법 위반 등 강력범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며 “보호소에서 넘겨받은 사진이 오래된 흑백사진이라 검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호소 관계자는 이들의 탈주 이유에 대해 “현재 조사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밝히길 거부했다.

한편 탈주 외국인들은 오래전부터 쇠톱으로 창살을 절단한 뒤 비누로 창살을 붙여놓았다가 이날 함께 탈주한 것으로 보여 외국인보호소의 경비업무에 허점을 드러냈다.

또 보호소측은 이날 오전 1시7분경 탈주 사실을 확인하고도 50여분이 지난 1시55분경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밝혀져 초기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화성=이재명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