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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홈]정부 ‘땜질 처방’이 집값 부추겼다

입력 | 2003-09-29 16:28:00


올해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발표한 정책은 대략 20여건에 이른다. 한달에 평균 2건 이상이 발표된 셈이다. 특히 이달 초에는 하루 걸러 한 번씩 집값 안정을 이유로 정부 대책이 쏟아져 나왔다.

그동안 집값 안정을 위해 발표된 중요정책과 그 영향을 한번 살펴보면 각종 세금관련 규제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투기지역으로 지정해 양도소득세를 실거래가격 기준으로 물게 하는 조치는 매물을 줄게 해 수급 불안만 가중시키면서 오히려 가격을 끌어올리는 결과만 낳았다.

‘5·23 조치’는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권 전매금지를 통해 청약시장의 단기투자자 수요를 줄이고 아파트 청약시장을 실수요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계속된 가격 상승세를 꺾기는 역부족이었다.

7월 1일부터 시행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아파트재건축시장 진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 법은 재건축 절차를 강화하고 안전진단기준을 높이는 것이 요지다. 그만큼 무분별한 아파트 재건축이 줄고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심리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가격의 오름세가 계속됐다. 법 시행 이전에 사업권을 따내려는 조합 및 시공사들의 노력과 서울시의 재건축 허용연한 조치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늘어난 게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여기에 서울시와 지방자치단체간의 이견으로 일반주거지역의 종(種) 세분화 작업이 늦춰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9·5 대책’은 현재까지는 정부 의도대로 집값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책은 △재건축아파트의 소형평형 의무공급비율을 현재의 20%에서 60%로 높이고 △재건축조합원 지분의 매매금지를 뼈대로 한다. 대책 발표 이후 강남지역 일부 아파트는 호가가 1억원 이상 폭락한 곳이 나타났다.

특히 발표와 동시에 시행된 소형 평형 의무비율 확대 조치는 파괴력이 컸다. 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거나 사업자체가 무산될 상황에 놓인 단지도 나왔다. 호가가 크게 떨어진 아파트들이 대부분 이에 해당했다.

하지만 이 같은 효과가 오래갈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무엇보다 강남지역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 해소라는 근본 치유책이 빠졌기 때문이다. 4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浮動)자금과 주식 등 대체 투자 상품의 침체도 ‘9·5 대책’의 효과가 오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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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건설교통부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