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가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국남자배구의 간판 거포 이경수(24·LG화재·사진)가 1년8개월만에 다시 국내 코트에 선다.
대한배구협회와 LG화재는 29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조정 심리에서 “30일 이경수에 대한 드래프트를 실시한 뒤 LG화재에 양도하고 LG화재는 이경수를 지명한 구단에 향후 드래프트 신인선수 1차지명권을 양도한다”는 내용의 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했다.
이로써 지난해 1월 협회의 드래프트 방침을 거부하고 LG화재와 자유계약을 체결하는 바람에 선수자격박탈(배구협회)과 대회 보이코트(LG화재) 사태까지 빚어졌던 ‘이경수 파동’은 막을 내렸다.
이경수에게 족쇄가 풀린 소감을 묻자 “아직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뛰어야죠”라는 조심스런 대답이 돌아왔다.
긴 공백에 대한 부담도 큰 듯 했다. LG화재 입단이후 국내 대회 출전은 봉쇄됐어도 잇따른 국제대회 출전으로 경기 감각은 잃지 않았다. 그래도 국제대회와 국내 실업무대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 이경수의 말.
“국제대회는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경기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만 국내 무대는 다릅니다. 노련미와 경력이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동안의 공백은 핸디캡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배구계 안팎에서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도 부담. 이경수는 “상대의 전력을 파악하고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경수는 다음달 전국체전부터 LG화재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복귀한다. 이경수는 지난해 10월 부산아시아경기 때 태극마크를 단 뒤 올 대구유니버시아드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우승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